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법정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옛 속담이 전해진다. 말조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가르침이다.
'실없는 소리 하지 마라', '실없이 농담 던지네', '참 실없는 사람이군' 등의 표현에서 '실없다'라는 단어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말의 뿌리인 '실(實)'자는 열매를 뜻한다. 지붕을 나타내는 면(宀) 아래 꿸 관(貫)이 자리 잡은 이 글자에는 재물로 집 안이 가득 찬 모습이 담겨 있다. 여기서 '차다', '옹골지다'의 의미가 파생되었고, 속이 꽉 찬 열매의 특성이 반영되어 오늘날 쓰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실없다'의 반대말로 '실있다'가 존재할까. 아쉽게도 그런 단어는 국어사전 어디에도 없다. 대신 '실답다'라는 표현은 등재되어 있다. 거짓 없이 참되며 믿음직스러운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실다운 친구', '실다운 이야기' 같은 용례로 쓰인다. 허실 없이 단단하고 튼튼함을 표현하는 '실하다'와는 결이 다르다.
'실답지 않은 말'이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온다. '실없는 말'과 의미가 통하는 듯하다. 여기서 연상 작용이 일어나 '시답지 않은'과 그 줄임말인 '시답잖은'까지 생각이 뻗어 나간다. 사전에서 '시답다'를 찾아보면 '마음에 차서 만족스럽다'로 풀이되어 있고, 어원은 '실(實)답다'로 명시되어 있다. 리을(ㄹ) 하나의 유무가 '실답다'와 '시답다'를 가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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