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②] "왜 모두가 회장이 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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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②] "왜 모두가 회장이 되려 하는가"

폴리뉴스 2026-06-18 17:39:02 신고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새울원자력본부 전경. 원전지원금 집행과 주민대표기구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원금 관리체계와 공공기관의 관리·감독 책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사진=문양규 기자)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새울원자력본부 전경. 원전지원금 집행과 주민대표기구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원금 관리체계와 공공기관의 관리·감독 책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사진=문양규 기자)

"왜 일개 사단법인 회장 선거에 수억 원이 들어간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가."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을 만나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서생면주민협의회는 회장 선거를 둘러싼 가처분 신청과 소송, 형사 고발, 내부 갈등이 잇따랐다.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논란이 이어졌고, 정크아트 35억 원 사업, 운영비 620만 원 집행 논란, 복지센터 소송, 사업 지연 문제도 계속됐다.

겉으로는 각각 다른 사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이 모든 논란이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왜 이렇게까지 해서 회장이 되려 하는가."

 

회장 선거에 왜 거액이 거론되나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과거 회장 선거를 직접 도왔던 한 관계자는 "당시 선거 과정에서 약 2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회장 선거에 참여했던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 선거에는 4억~5억 원 정도가 사용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금액은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른 것으로, 객관적인 회계자료나 수사기관의 확인을 통해 입증된 내용은 아니다. 따라서 실제 지출 여부와 규모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주민들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얼마를 썼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핵심은 "왜 그 정도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회장이 되려 하느냐"는 데 있다.

이 질문은 서생면 주민사회에서 협의회 회장직이 단순한 봉사직을 넘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자리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판공비보다 더 큰 것은 '결정권'

협의회 회장의 공식 판공비는 연간 수천만 원 수준이며, 각종 경조 행사 예산도 별도로 편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주목하는 것은 공식 예산 자체가 아니다. 회장직이 원전지원사업과 지역 현안, 대규모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최근 350억 원 규모의 노인휴양시설 사업은 대의원회에서 부결됐고, 군립병원 지원 문제 역시 정관상 적법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크아트 사업도 추진 과정과 의사결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업 하나가 추진되거나 중단될 때마다 지역사회는 찬반으로 갈린다. 그 결과 갈등은 내부 논쟁에 머물지 않고 소송과 고발로 번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사람이 바뀌어도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S 전 회장, L 전 직무대행, S 회장.

집행부는 바뀌었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제를 특정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주민대표기구의 운영 구조와 의사결정 시스템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회장이 바뀌어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사람보다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서생면주민협의회 논란은 특정 시기의 집행부나 특정 인물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회장 선거, 사업 선정, 예산 집행, 대의원회 의결, 소송 대응이 반복적으로 충돌하면서 제도적 통제 장치가 충분히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새울본부는 정말 단순한 지원기관인가

여기서 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원전지원금은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가 관리 체계에 관여하는 공공재원이다. 그렇다면 반복되는 사업 지연과 주민 갈등, 법적 분쟁 속에서 새울본부의 관리·감독은 적절했는가.

지역사회에서는 "새울본부도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새울본부는 신규 원전 유치와 관련해 특정 지역 인사 명의로 작성된 기고문을 언론사에 배포한 사례도 있었다. 이 사실은 공기업이 주민대표기구 또는 특정 주민대표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공공기관의 중립성과 역할은 어디까지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실만으로 새울본부가 특정인을 지원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반복되는 논란 속에서 관리·감독 체계가 충분히 작동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공기관 스스로 설명할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는 감사원이 답할 차례

지금 서생면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원전지원금이라는 공공재원이 어떤 구조 속에서 집행되고, 누가 의사결정을 하며, 그 과정이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되는지에 관한 공공행정의 문제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소송이나 고발의 반복이 아니다.

감사원이 새울본부의 원전지원금 관리·감독 체계와 주민대표기구 운영 시스템 전반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도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감사는 특정 개인의 위법 여부만을 들여다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원전지원사업 선정 과정은 적정했는지, 주민대표기구에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것은 아닌지, 사업 타당성 검토와 사후관리는 제대로 이뤄졌는지, 반복되는 소송과 사업 좌초의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지, 새울본부의 관리·감독은 충분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서생면의 갈등은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정크아트 35억 원 논란도, 운영비 620만 원 논란도, 반복되는 소송도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공공의 돈은 누구를 위해, 어떤 절차로 사용되고 있는가."

원전지원금은 특정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재원이 아니다. 원전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주민 모두를 위한 공공자산이다.

누가 회장이 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맡더라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갈등이 아니라 투명한 정보공개, 독립적인 외부 감사, 주민 참여 확대, 공기업의 책임 있는 관리·감독이다.

그것이 서생면에서 반복되는 갈등을 끝내고, 원전지원금이 본래 목적대로 지역발전과 주민 복리 증진에 쓰이도록 하는 현실적 해법이다.

[폴리뉴스 문양규(=울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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