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만명 찾는 K-관광 메카인데…안전 구멍 뚫린 '차 없는 거리' 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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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만명 찾는 K-관광 메카인데…안전 구멍 뚫린 '차 없는 거리' 명동

르데스크 2026-06-18 17:15:54 신고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메카이자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인 명동 거리의 허술한 안전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자체가 행인들의 안전을 고려해 '차 없는 거리'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과 오토바이가 진입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행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명동 거리의 행인 대다수가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생겨날만한 사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름만 '차 없는 거리' 명동은 지금…관광객 인파 사이로 자동차·오토바이 곡예 일상

 

최근 명동 상권은 외래 관광객 유입 덕에 연일 활기를 띄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C&W) 코리아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상권 중 외국인 관광객 유입 규모가 가장 많은 곳은 명동이었다. 연간 1427만명 가량이 명동을 찾았다. 2위·3위를 차지한 홍대 646만명, 성수 540만명 등에 비해 2~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급증한 외국인 덕분에 상권 내 점포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3월 기준 명동 상권의 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다. 홍대(19%), 성수(11%), 강남역(8%)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상권을 찾는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부실한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좁은 도로에 수많은 인파와 자동차, 오토바이가 한 데 뒤엉키는 상황이 빈번하해 심각한 사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명동 상권이 과거 2005년부터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방만한 안전 관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차량 제한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다.

 

▲ 행인들 사이를 달리는 한 오토바이의 모습. ⓒ르데스크

 

실제로 르데스크가 직접 평일 낮 시간대 명동 거리를 찾았을 때도 행인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차량들로 혼잡한 상태였다. 인파와 차가 뒤엉킨 현장은 한 눈에 봐도 위험해보일 정도였다. 대형 탑차와 일반 승용차, 배달 오토바이 등이 좁은 골목길을 수시로 통과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 중앙에 배치했던 바리케이트나 가변형 차단기는 이미 골목 한 쪽으로 치워져 있는 상태였다.

 

좁은 길목에서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던 오토바이가 제자리에 서서 사진을 찍던 외국인 관광객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인도인 관광객 아닐 씨(42·남)는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오토바이 때문에 아이가 치여 다칠 뻔했다"며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라는 곳에서 이런 상황을 겪은 게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골목 초입에 차량 출입 금지라고 적혀 있는 모습을 봤는데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관광객 쓰엔치 씨(26·여)는 "바리케이드가 서 있는데도 차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고가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며 "바리케이드 옆으로 차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인데 왜 세워놨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유모차를 끌고 명동을 걷던 관광객 일본 미유키 씨(가명)는 "인파에 밀려 어쩔 수 없이 길 중앙으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차량이 거칠게 경적을 울려댔다"며 "밀집한 사람들 때문에 옆으로 유모차를 피하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 골목 한 쪽으로 치워져 있는 '차 없는 거리' 표지판 ⓒ르데스크

 

명동 거리의 부실한 안전 관리 지적에 대해 관할 지자체인 중구청 관계자는 "차 없는 거리 구역 내에서 별도의 사법적 조치는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항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어 현장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월 1일부터 명동 현장에 추가 단속 인력을 우선 배치할 계획이다"며 "아직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하반기에는 경찰과 합동 단속을 실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법적 근거와 가이드라인 정립이 선행돼야 지자체의 조치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제언했다. 최정자 동국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차 없는 거리는 말 그대로 차량이 다녀서는 안 되며 보행자의 생명과 안전이 완벽하게 보장돼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다"며 "지금까진 구체적인 법적 단속 규정이 미비해 지자체 차원에서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데 행정적,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인력 투입이나 일회성 단속 강행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규정이 먼저 정해지고 규정에 따른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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