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X(Device eXperience) 부문 직원들이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나섰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 부문과의 성과급 격차가 최대 100배 수준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같은 회사 안에서 보상 체계가 지나치게 불균형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에 따르면 DX 부문 직원들은 이날 경기 수원 본사에서 검은색 옷이나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하는 단체 행동을 진행했다. 일부 직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수원 모바일연구소 인근에서 침묵시위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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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동은 최근 노사가 합의한 임금협상 결과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노사 합의안에는 특별경영성과급 제도 신설이 포함됐다. 문제는 향후 회사 실적에 따라 사업부문별 보상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노조 측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 수준에 도달할 경우 DS 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자사주 지급분과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쳐 최대 6억원 안팎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DX 부문 직원들은 약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지급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양 부문 간 보상 차이가 최대 100배 수준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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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 같은 권리"…사내 불만 확산
직원들의 반발은 단순히 성과급 액수 때문만은 아니다.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소비자 접점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 역시 삼성전자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데 보상 체계가 지나치게 반도체 중심으로 설계된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동행노조는 최근 사내 메신저 프로필 문구를 '같은 회사 같은 권리'로 변경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올해 연봉계약서 체결을 미루자는 움직임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검은 옷 착용 캠페인을 전국 사업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10일 강동 사업장에서 시작된 캠페인은 16일 구미 사업장을 거쳐 이날 수원으로 이어졌으며, 오는 23일 광주 사업장, 24일 우면 사업장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보상 체계의 형평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과급은 왜 이렇게 차이 날까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달라지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업황 변화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DX 부문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침체 영향으로 성장세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는 "사업부별 실적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성과급 차이도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같은 삼성전자 구성원으로서 지나친 격차는 조직 결속력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6.13/뉴스1
노조 가입자 급증…사측과 면담 예정
성과급 논란이 커지면서 동행노조의 영향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가입자는 2만611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DX 부문 전체 임직원 5만1717명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과거 삼성전자 노조 활동이 제한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로 평가된다.
동행노조는 오는 23일 DX 부문 피플팀장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 부문장과의 면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노조는 보상 체계 개선과 함께 직원들의 사기 진작 방안 마련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성과급 갈등을 넘어 삼성전자가 사업부문별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보상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 역시 삼성전자 브랜드 경쟁력을 떠받치는 핵심 축이라는 점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어떻게 이끌어낼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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