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헌재 권한 다툼 번지나…‘헌법소원 지연’ 첫 심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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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헌재 권한 다툼 번지나…‘헌법소원 지연’ 첫 심사 착수

투데이신문 2026-06-18 14:5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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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서울중앙지법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헌법소원 사건 심리 지연과 관련해 기본권 침해 여부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법원이 헌재의 재판 지연을 문제 삼아 심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형사수석부장 전보성)에 따르면 재판부는 지난 12일 헌재에 헌법재판 지연 사유 등에 대한 의견요청서를 발송했다. 형사합의50부는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헌법 제107조 제2항에 근거해 헌재의 재판 지연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 심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보낸 의견요청서에는 헌재의 심사 진행 단계와 지연 사유 등을 묻는 내용이 담겼으며, 재판부는 약 1개월 내 의견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심사는 재판부가 맡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에서 비롯됐다. 피고인 A씨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해당 사건이 약 4년간 결론 나지 않으면서 기본권 침해 문제가 불거졌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10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2022년 5월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해당 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에 A씨는 같은 해 6월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고 현재까지 해당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리가 진행 중이다. A씨의 항소심을 맡은 형사합의50부는 헌재 판단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재판부는 “법원과 피고인은 해당 사건 결론의 전제가 되는 헌법소원 결과를 보기 위해 약 4년간 대기하고 있고 기소된 지는 6년 가까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국가권력이 헌법의 구속을 받듯 헌재도 헌법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며 “헌재의 심리 지연으로 피고인이 약 4년간 불확정한 지위에 놓였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심사 근거로 헌법 제107조 제2항을 제시했다. 해당 조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대법원이 최종 심사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한 헌재의 심리 지연 역시 법원이 심사할 수 있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헌재는 의견서 제출에 법적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의 의견 요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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