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한방병원 박정미 교수팀은 fMRI를 활용해 가미귀비탕 투여 후 뇌 활성도와 기능적 연결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양상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SCIE 등재 국제학술지 Brain Imaging and Behavior에 최근 게재됐다.
◇ 알츠하이머병 전단계 ‘경도인지장애’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등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지만 일상생활은 비교적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의 전단계로 알려져 있어, 이 시기에 뇌 기능 변화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미귀비탕은 한의학에서 기억력 저하, 불면, 피로감 등에 활용돼 온 전통 처방이다. 기존 연구에서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이 보고된 바 있으나, 기능적 뇌 영상을 통해 기억 관련 뇌 활성도와 기능적 연결성 변화를 확인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 분석
박정미 교수 연구팀은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은 55~90세 환자 84명을 가미귀비탕 투여군과 위약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이 중 24주간 연구를 완료한 73명, 가미귀비탕군 36명과 위약군 37명을 최종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fMRI 촬영을 받으며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과제, 숫자를 보고 기억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기억 기능과 관련된 뇌 영역이 어떻게 활성화되는지 살펴보고, 가만히 쉬고 있을 때 뇌 영역 간 연결성 변화도 함께 분석했다.
◇ 기억·인지조절 관련 뇌 활성도 안정적 유지
분석 결과, 위약군에서는 24주 동안 기억과 인지조절에 관여하는 여러 뇌 영역의 활성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가미귀비탕 투여군에서는 해당 뇌 영역의 활성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일부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특히 기억 과제와 작업기억 과제를 수행할 때, 두 군은 시간에 따른 뇌 활성도 변화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가미귀비탕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기억 관련 뇌 기능 저하를 완화하는 데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 뇌 기능 연결성 증가, 신경영상학적 근거 제시
가만히 쉬고 있는 상태의 뇌 기능을 분석했을 때도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됐다. 가미귀비탕 투여 후 기억과 관련된 뇌 영역 사이의 연결성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는 경도인지장애에서 나타날 수 있는 뇌 기능 연결 저하가 가미귀비탕 투여 후 일부 조절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가미귀비탕의 기억 관련 뇌 기능 변화 가능성을 신경영상 연구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 임상적 효과 확인 위해 추가 연구 필요
다만 이번 연구는 뇌 기능 변화를 신경영상으로 확인한 탐색적 연구로, 뇌 기능 변화가 실제 인지기능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박정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미귀비탕이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기억 관련 뇌 기능 변화 및 뇌기능 연결성 증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fMRI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인지기능 저하 초기 단계에서 한의치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다 체계적으로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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