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이 국내로 유입되지 않고 현지에서 재투자될 경우,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소득 흑자 확대가 반드시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18일 'BOK 이슈노트: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증권투자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자산 매입이 급증하면서 경상수지 내 본원소득수지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신상호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대규모 상품수지 흑자가 해외 금융자산 축적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투자소득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해외투자 확대는 달러 수요를 늘려 환율을 끌어올리는 반면, 투자소득 증가는 외화 공급을 확대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해외투자가 평균 대비 약 3% 확대되면 환율 변동률이 0.7%포인트 상승하고, 투자소득이 8% 늘어날 경우에는 0.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재투자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지면 외환 공급 효과가 상쇄되면서 환율에 0.4%포인트의 상승 압력이 가해졌다.
해외 직접투자 수익 가운데 현지에 머무르는 비율은 2010년대 이후 약 50%에 달했으나,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세제 혜택이 도입된 2023년 이후 급감했다. 2024~2025년 평균치는 25% 수준까지 낮아졌으며, 정부가 추진 중인 추가 세제 혜택 확대 법안도 이 비중을 더 끌어내릴 전망이다.
그러나 해외투자 규모 자체가 커지면 재투자 금액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본의 사례가 참고가 되는데, 2010년 이후 평균 46%에 달하는 높은 재투자 비중이 엔화 약세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신 과장은 고령화와 국내 생산성 둔화로 해외투자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소득이 해외에 유보되거나 재투자되는 규모도 늘어나 국내 외환시장으로의 환류가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투자소득이 실제로 국내 외환 공급으로 얼마나 돌아오는지를 면밀히 살피는 방향으로 외환 수급 점검 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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