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여성을 보복 살해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18일 수원지법 형사14부는 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서 10년간 일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20년간 신상정보를 등록하며 5년간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령했다. 다만 검찰이 요청한 전자발찌 부착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와 피해자 B씨는 손님과 종업원으로 처음 만났다. 30대 중국 국적 여성인 B씨는 지난해 5월 A씨를 성범죄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것이 참극의 시작이 됐다. 같은 해 8월 21일 새벽 2시 40분에서 50분 사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 소재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이 범행 장소가 됐다.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를 수차례 찌른 A씨는 그녀를 숨지게 했다.
수사 결과 드러난 범행 수법은 소름 끼칠 정도로 치밀했다. 피해자의 거주지를 알아내려 A씨가 선택한 방법은 허위 보험금 청구 소송이었다. B씨 부부를 상대로 가짜 소송을 제기해 법적 절차를 통해 주소를 입수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단봉과 흉기를 사전에 구비했으며, B씨 차량에 위치추적 장치를 몰래 부착해 동선까지 파악했다.
범행 후 A씨는 렌터카를 몰고 강원도 홍천군까지 달아났다. 같은 날 오전 4시경 한 학교 앞에 차량을 유기한 뒤 인근 야산으로 숨어들었다. 경찰은 체취증거견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고, 약 30시간이 흐른 뒤 버려진 렌터카로부터 2km 떨어진 지점에서 A씨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윤성열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범행의 잔혹성을 강하게 질타했다. 사법제도를 악용해 피해자 주소를 알아낸 점, 범행 도구를 미리 마련한 점 등을 들어 계획적이고 잔인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특히 "피해자가 목숨을 잃기까지 얼마나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지 가늠조차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극형을 요청한 바 있다. 성범죄 피해를 호소하며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한 여성이 오히려 목숨을 잃은 점, 재판 과정에서 A씨가 일부 혐의를 부인하며 고인의 명예까지 훼손한 점 등을 사형 구형의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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