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양정웅 기자) 단 두 타자만을 상대했지만, 그야말로 롯데 자이언츠를 구한 역투였다. 현도훈이 만루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안겨줬다.
롯데는 1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2-1 신승을 거뒀다.
앞서 롯데는 지난달 19~21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 대전 3연전에서 2승(1경기 우천순연)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챙긴 후, 무려 7시리즈 연속 루징으로 마감했다. SSG와 2경기를 모두 이기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롯데는 시즌 전적 26승 39패 1무(승률 0.400)를 기록, 4할 승률에 복귀했다.
이날 경기는 시종일관 1점 이내의 점수 차로 움직인 치열한 접전이었다. SSG가 2회 전의산의 좌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5회까지 침묵하던 롯데는 6회 터진 전민재의 역전 2점 홈런에 힘입어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6회 2사 1, 2루라는 마지막 위기를 넘기고 6이닝 8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7회 롯데는 김강현을 2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하지만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다. 박성한과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정준재의 번트로 2, 3루가 됐다. 그러자 롯데는 강타자 최정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썼다.
그리고 롯데는 현도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올 시즌 깜짝 등장해 중요한 순간 등판하던 그였지만, 최근 기록이 좋지 않았기에 우려가 갈 수밖에 없었다. 첫 상대 타자가 이날 안타가 있던 거포 김재환이었기에 실투는 곧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현도훈은 김재환을 상대로 첫 4개의 공을 모두 커터로 던졌다.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후 신중한 투구를 이어갔고, 결국 풀카운트까지 갔다. 그리고 현도훈의 9구째 커터가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들어왔고, 김재환이 헛스윙하면서 결국 삼진으로 끝났다.
이어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만나 2볼을 먼저 던졌지만, 떨어지는 커터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리고 4구째 가운데 커터에 에레디아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혔다. 현도훈은 미소를 지으면서 포수 손성빈과 대화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날 현도훈은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를 추가했다. 13개의 공을 던지면서 슬라이더와 직구, 포크볼 각 1구씩을 제외하고 무려 10개의 커터를 던졌다.
경기 후 만난 현도훈은 "전에 (김태형) 감독님이 내게 '내가 너 막으라고 올리냐'라고 하셨다. 사실 막으라고 올리는 건 맞는데, 내가 너무 막으려고 낮게 낮게 벗어나게 던지니까 그런 얘기를 하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오늘 최대한 들어가서 승부를 보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따라와서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김재환에게 외야 플라이만 맞아도 동점이 되는 상황, 현도훈은 "삼진이 되면 좋고, 병살이면 더 좋다는 생각이었다"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손)성빈이가 자기를 믿고 낮게 던지라고 얘기했다. 성빈이 말대로 (배트가) 따라나오면 '땡큐'라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돌아봤다.
마지막 결정구에 대해서는 "그 전에 던지던 커터와는 다르게 던졌다. 앞서 실투가 몇 차례 있어서 강한 타구가 나와 다르게 던지자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에레디아가 파울플라이를 치는 순간, 현도훈은 속으로 '땡큐'를 외쳤다고 한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강한 타구가 안 나오게끔 유도하고 싶었는데 잘 돼서 다행이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도훈은 이닝 종료 후 손성빈에게 무언가를 얘기했다. 그는 "고맙다고 했고, 더 정교하게 던지지 못해 미안하고도 했다. 실투가 몇 번 있었다"고 전했다.
2018년 프로에 입단 후 지난해까지 1군에서 16경기에 등판했던 현도훈은 올해 벌써 27게임에 나왔다. 28⅓이닝을 던지며 2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 중이다. 4월 중순 1군 콜업 후 11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가며 호투했다.
다만 최근 잦은 등판이 이어졌고, 이 때문인지 6월 들어 평균자책점 11.57로 흔들렸다. 그런 와중에서 이날의 호투는 다시 현도훈의 반등을 알릴 수도 있게 됐다.
현도훈은 "트레이닝 파트에서 내게 많은 시간을 써주고 있다. 그래서 딱히 힘이 빠져서 던지기 힘들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생각하는 퍼포먼스가 아니다 보니까 그런 걸 다시 돌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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