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
페드워치, 10월 인상 확률 67%로 상승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으로 전개되자 월가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를 뒤흔든 이번 FOMC 성명의 핵심은 6단어"라며 "바로 '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이행할 것'(The Committee will deliver price stability)이라는 문장"이라고 짚었다.
◇ 점도표, 인상 9명·동결 8명…3개월전 '인하 우세'에서 급변
FOMC 위원들이 올해 연말 예상하는 기준금리를 보여주는 점도표가 3개월 만에 완전히 뒤집혔다.
점도표 참여를 거부한 워시 의장을 뺀 18명을 보면 인상 9명, 동결 8명, 인하 1명으로 분포했다. 인상과 동결 전망이 팽팽한 상황이다.
인상을 예상한 위원들의 인상 폭을 나눠보면 25bp(1bp=0.01%p) 3명, 50bp 5명, 75bp 1명 등이다. 2회 인상 전망이 다수다.
3개월 전 인하 전망이 우세했던 상황에서 크게 달라졌다.
당시에는 인하(12명) 전망이 동결(7명) 전망을 앞서며 금리 인하 쪽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
주목할 부분은 장기 중립 금리(Longer run) 전망도 3월보다 소폭 올라갔다는 점이다. 단기 처방이 아니라 위원들이 중장기적으로도 금리 수준 자체를 높게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런 전망은 이날 나온 경제 전망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연준은 연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전망치를 3월 2.7%에서 3.6%로 대폭 높였다. 반면 실업률 전망치는 4.4%에서 4.3%로 소폭 낮아졌다. 노동 시장은 견조한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양대 임무 중 물가 안정을 중시해야 하는 경제 전망인 셈이다.
◇ 워시 "5년간 놓친 물가 메시지 바로잡겠다"…2% 목표 재검토엔 선 그어
이번 FOMC의 초점은 워시 의장의 물가 우선 선언에 쏠렸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물가 안정을 이룰 것"이라며 "이 약속은 강하고, 만장일치이며, 명확하다. 5년간 놓쳤던 중요한 메시지를 이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우선 목표는 의회가 부여한 임무인 물가 안정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2% 물가 목표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워시 의장은 "2%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약속과 능력을 재확립하기 전까지는 이를 재검토할 이유가 없다"고 확인했다.
◇ 월가 "금리 인상 대비하라"…페드워치 10월 인상 확률 61%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밥 미셸 CIO는 블룸버그TV에서 "위원 절반이 연내 금리 인상을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 대한 강력한 경고 신호"라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인플레이션 트라우마가 연준 내부에 남아 있다며 워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실망시킬 운명"이라고도 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케이 헤이그 글로벌 채권·유동성 부문 CIO는 "이번 회의는 연준의 매파적 전환이 단순히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월가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탈 CEO는 CNBC에서 "올해 1분기만 해도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완화적 통화정책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의 클로디아 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반응은 점도표가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으로 나온 데 따른 것"이라며 "물가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고 했다.
씨티그룹은 새 연준 의장의 첫 회의에서는 역대로 '매파적 신뢰 구축' 경향이 있다며 신임 의장 첫 회의 때 2년물 국채 금리가 평균 6bp 오른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 회의에서 2년물이 16bp 급등한 것은 그 두 배를 훌쩍 넘는 충격이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7%로 반영하고 있다. 이번 회의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인상 시점을 12월로 봤다.
◇ "인상이 기정사실은 아냐"…블랙록·모건스탠리는 신중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CIO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그 가능성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워시 체제에서 선제 안내가 줄고 점도표도 결국 폐지될 수 있다고 봤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런 젠트너 수석 전략가는 "연준의 다음 행동은 여전히 금리 인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워시 체제의 변화는 금리보다 구조적 개혁에서 먼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내부에서도 시각이 갈린다. 자산운용 부문의 미셸이 인상 임박을 경고한 반면,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시장이 매파 쪽으로 과잉 반응하고 있다며 올해 금리는 동결되고 첫 인상 시점은 2027년 9월이 될 것으로 봤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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