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배현진 의원이 장동혁 대표를 향해 "처음 보는 철면피 같은 장면들"이라고 직격하며 사실상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전국 재선거론에 대해선 "공천부터 다시 하자는 이야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의 배현진(왼쪽) 의원과 장동혁 대표. / 뉴스1 자료사진
배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전날 열린 의원총회 분위기를 전하며 "장 대표와 지도부 몇 분만 정신승리 중인 건데 의원들은 다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부 지역 승리를 거뒀지만 전체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장 대표가 선거 패배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대표직을 유지하려 하면서 당내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배 의원은 당내에서 장 대표 사퇴를 원하는 의원 비율에 대해 "70~80%보다 오히려 더 압도적으로 절대다수가 장 대표의 사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동혁 개인에 대한 호불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책임의 문제"라며 "어느 정당도 선거 결과에서 패배한 이후에 지도부가 책임을 지지 않은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무한책임의 공간"이라며 "개인적인 실책 때문에 선거에 진 것이 아니더라도 이전 지도부들은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 보는 철면피 같은 장면들인 것"이라며 장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전날 의원총회에서는 장 대표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그는 "제가 중간에 자리를 떴지만 이후에도 격론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7명 정도가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고 상당히 강한 표현들도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권영진 의원은 의총에서 장 대표를 향해 "연명하려고 재선거 주장에 올라타지 말라"고 직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의원은 장 대표가 주장하는 전국 재선거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재선거는 단순히 투표를 다시 하는 재투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 공천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선거운동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재선거라는 것은 선거 절차 전체를 다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국민들에게 어떤 비용을 부담시키는지에 대한 일말의 고민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일단은 살고 보자라는 뉘앙스로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 대표가 최근 "전국적으로 재선거를 실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던 점을 언급하며 "판사 출신 법률가인 장 대표가 재투표와 재선거의 차이를 모를 리 없다"고도 했다.
또 "재선거는 공천부터 다시 하는 것"이라며 "이미 국민의 선택을 받은 선거 결과를 뒤집자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긴급 최고위원회를 연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서울을 포함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의총에서 설명했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의총장 뒤편에서는 '지(자기)가 뭘 했다고'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장 대표 비서실장인 박준태 의원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요청한 송석준 의원에게 "나가서 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의원은 "의원총회는 의원들의 자리"라며 "초선 의원이 3선 의원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는 장면은 매우 이례적이고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뒤에서 많은 의원이 혀를 끌끌 찼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장 대표 사퇴론을 두고 "인기 없어서 사퇴하라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유치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지도부가 가져야 할 책임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며 "몇몇 인사의 정무적 판단과 상황 인식이 국민 상식선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장 대표를 옹호하는 일부 최고위원들을 겨냥해 "장동혁을 지키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음 전당대회까지 장동혁이 연명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선 "이번 사태는 근본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엉터리로 선거를 관리한 문제"라며 "국정조사와 이후 논의를 통해 선관위를 해체하는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장 대표가 참여하고 있는 장외 집회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다.
그는 "처음에는 순수한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이 있었지만 지금은 집회의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며 "정치인이 광장의 분노와 애국심에 편승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급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 의원 본인도 복당보다 부산 북구갑 주민들과의 약속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이미 영남권 시민이 한동훈을 보수 진영 정치인으로 복권시켰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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