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이 세계 패션 산업의 중심 무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탈리아 ‘피티 우오모(Pitti Uomo)’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한국공동관 운영과 함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지용킴의 특별전을 지원하며 유럽 시장 확대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이탈리아 피렌체 포르테짜 다 바쏘에서 열린 ‘제110회 피티 우오모’에 참가해 한국공동관과 지용킴 특별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피티 우오모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복 수주회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바이어, 유통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국제 패션 비즈니스 행사다. 업계에서는 유럽과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주요 관문으로 평가한다.
이번 행사에서 콘진원은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해 한국공동관을 마련했다. 참가 기업은 더발론, 비건 타이거, 성주, 아조바이아조, 이지앤아트, 피노아친퀘 등 총 6개 브랜드다. 남성복과 유니섹스 패션, 패션 잡화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디자인과 브랜드 정체성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했다.
특히 콘진원은 단순 전시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참가 브랜드들은 행사에 앞서 피티 이마지네 최고상업책임자(CCO) 안토니오 크리스타우도와 GQ 이탈리아 스타일 에디터 프란체스코 마르티노 등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브랜딩과 해외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을 받았다.
행사 기간에는 글로벌 바이어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초청 활동이 진행됐으며, 피티 우오모 공식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브랜드 홍보도 병행됐다. 단순 전시 참여를 넘어 실제 수출 상담과 유통망 확보 가능성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한국 브랜드는 지용킴이다. 지용킴은 피티 우오모 주최사인 피티 이마지네가 직접 선정하는 ‘스페셜 게스트(Special Guest)’로 초청됐다. 스페셜 게스트는 행사 측이 독립적으로 전시와 홍보를 지원하는 공식 프로그램으로, 세계 패션계가 주목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주어지는 자리다.
올해 지용킴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시몬 로샤와 케이 니노미야 등과 함께 공식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가 글로벌 패션계 중심 무대에서 독립 전시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설립된 지용킴은 자연광과 시간의 흐름을 활용해 원단을 변화시키는 ‘선 블리치(Sun-Bleach)’ 기법으로 국제 패션업계에서 주목받아 왔다. 지속가능성과 실험적 디자인을 결합한 브랜드 철학을 앞세워 2024 LVMH 프라이즈 준결승에 진출했으며,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에서도 2년 연속 수상한 바 있다.
지용킴은 행사 기간 별도 전시 공간을 활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기획 전시를 진행하고, GQ와 보그 등 글로벌 패션 미디어 및 주요 바이어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도 개최했다.
유럽 패션업계 역시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라파엘로 나폴레오네 피티 이마지네 사장은 “한국 패션은 전통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유럽 패션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며 “콘진원과의 협력은 글로벌 바이어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시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K-팝과 K-콘텐츠를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 한류 열풍이 패션 산업으로까지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K-패션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무기로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다만 글로벌 패션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전시 성과를 넘어 실제 수출 계약과 해외 유통망 확대, 브랜드 지속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후속 전략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콘진원은 앞으로도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해외 주요 패션 플랫폼과 바이어 네트워크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유럽 패션산업의 심장부로 불리는 피렌체에서 K-패션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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