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긴급 자금 수혈이 사실상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이 18일 홈플러스 측에 전달한 DIP파이낸싱 최종 제안서에는 예상치 못한 조건이 담겨 있었다.
에스크로 계좌에 19일 오전까지 1천억원을 예치하겠다는 내용이 공문에 포함됐으나, 핵심은 그 이면에 있었다. 회생절차 진행에 필수적인 잔여 운영자금과 부족분 전액을 MBK파트너스 또는 지정 법인이 독자적으로 마련하라는 요구가 전제조건으로 명시된 것이다.
김병주 MBK 회장의 개인 보증 의사 확인과 법인 연대보증까지 요구 사항에 추가됐다. 업계에서는 회생에 약 2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MBK가 별도로 1천억원 규모를 추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MBK 측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2천200억원에 달하는 직간접 지원을 단행했고, 법인과 개인 차원의 보증까지 제공하며 동원 가능한 신용을 소진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조달 여력이 사실상 바닥났다는 의미다.
메리츠금융이 대안으로 제시한 부동산 신탁재산 후순위 담보권 설정 동의 방식 역시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이미 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 자산에 기존 대주단이 후순위 담보를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제안서 유효기간은 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인 7월 3일까지로 못 박혔다. 메리츠금융은 공문에서 거래 성사를 위해 제시 가능한 모든 조건을 내놨으며 역할을 다했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건부 제안이 향후 파산 시 책임 소재를 회피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까지 제기된다. 최대 채권자와 최대 주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홈플러스는 현금 바닥에 따른 파산 직전 상황으로 급속히 밀려나고 있다.
자금 수혈이 최종 결렬되면 수많은 중소 납품업체들의 연쇄 부도가 현실화할 수 있다. 대형마트 직원들의 일자리 불안도 극에 달할 전망이어서 사회적 충격파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국회와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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