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에게 올해 르망 24시는 성과보다 진단에 가까웠다.
푸조는 13~14일 프랑스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제94회 르망 24시에 두 대의 9X8을 투입했다. 이번 대회는 푸조가 르망 24시에 처음 참가한 지 100주년을 맞는 상징적인 무대였다. 그러나 레이스 위크 초반 흐름은 쉽지 않았다. 푸조 9X8은 예선에서 선두권에 접근하지 못했고 #94호차는 16, #93호차는 18그리드에서 결선을 시작했다.
후방 그리드 출발은 단순한 순위 이상의 부담이었다. 하이퍼카 클래스의 경쟁이 촘촘했던 만큼 뒤쪽은 초반 트랙 포지션과 피트 전략의 선택지를 좁혔다. 푸조가 결선에서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은 큰 실수를 피하고 긴 스틴트와 안정적인 운영으로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94호차는 로익 뒤발, 테오 푸르셰르, 말테 야콥센이 주행했다. 레이스 도중 리어엔드 어셈블리 교체가 필요했지만 팀은 상황을 관리하며 완주까지 이어갔다. #94호차는 총 377랩을 소화했고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야콥센은 두 차례 퀸터플 스틴트를 소화하며 장거리 내구 레이스에서 요구되는 집중력과 체력을 보여줬다.
#93호차는 폴 디 레스타, 닉 캐시디, 스토펠 반두른이 맡았다. 야간 구간에서 드라이브스루 페널티를 받았지만 큰 기술적 문제 없이 레이스를 이어갔고, 5123km를 달려 12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두 대 모두 우승권과 거리는 있었지만 24시간을 끝까지 버틴 점은 푸조 9X8 패키지의 신뢰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이번 결과로 푸조는 FIA 세계 내구 레이스 챔피언십(WEC) 6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경쟁력이라는 기준에서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푸조는 예선 한 랩 페이스에서 부족했고 결선에서도 토요타, BMW, 캐딜락, 페라리 등 선두권 하이퍼카와 직접 경쟁할 만한 장거리 페이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완주와 포인트는 의미가 있지만 르망 첫 참가 100주년이라는 상징성에 비춰 11·12위는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엠마뉘엘 에스노 팀 푸조 토탈에너지스 팀 대표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르망 24시를 완주했다는 것”이라며 “차는 신뢰성을 보여줬고 팀은 깨끗한 레이스를 운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과는 우리가 목표한 수준이 아니었다. 예선에서 성능이 부족했고 그 흐름이 끝까지 이어졌다”며 “이번 대회에서 얻은 교훈은 2027년을 향한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이버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야콥센은 “두 차례 퀸터플 스틴트(한 세트의 타이어로 다섯 스틴트를 이어가는 것)를 소화했고 이번 주말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끌어냈다”고 돌아봤다. 캐시디는 “24시간은 매우 힘들었다. 팀은 끝까지 집요했고 운영은 흠잡을 데 없었다”며 다음 르망을 향한 동기부여를 강조했다.
푸조에게 이번 르망은 만족보다 숙제를 남긴 레이스였다. 9X8은 24시간을 버틸 수 있는 차라는 사실을 보여줬고 팀도 큰 붕괴 없이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하이퍼카 클래스의 선두권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예선 페이스, 장거리 레이스 페이스, 트랙 포지션을 회복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까지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
푸조는 이제 7월 12일 열리는 상파울루 6시간 레이스로 향한다. 르망에서 확인한 신뢰성을 선두권을 압박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푸조 9X8 프로젝트의 다음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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