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여름철 냉방비는 언제나 커다란 부담이다. 연일 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기를 온종일 켜두자니 다음 달 날아올 고지서가 두렵고, 그렇다고 무작정 끄고 버티기에는 하루 일의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무조건 에어컨을 틀지 않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가정에서 쓰는 에어컨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정확히 알고 몇 가지 사용 수칙만 올바르게 지키면, 실내 쾌적함을 유지하면서도 고지서에 찍힐 액수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지금부터 가전 업계와 전문 기관의 실험을 근거로 도출한 여름철 에어컨 사용법의 정석을 공개한다.
외출 시간 '90분' 기준으로 전원 켜고 끄기 결정해야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가동 도중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다. 가전 제조사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외출하는 시간이 1시간 반 이하일 때는 전원을 끄지 않고 그대로 켜두는 편이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 전원을 껐다가 30분 뒤에 다시 켜면 오히려 전력량이 5%가량 더 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시 켤 때 실내의 달궈진 공기를 식히려고 모터를 거칠게 회전시키면서 순간적으로 엄청난 전기를 잡아먹는 구조 탓이다.
반면 외출 시간이 90분을 넘어설 때는 기기를 꺼두는 편이 누적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데 이롭다. 따라서 본인의 외출 예상 시간이 1시간 반을 넘기는지를 판단하여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요금을 절감하는 올바른 기준이 된다.
에어컨 종류 파악과 안 쓰는 방 문 닫기
가정에 설치된 에어컨이 어떤 종류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2011년 이후 시장에 나온 제품은 대부분 설정 온도에 이르면 스스로 회전수를 조절해 가며 전력 소비를 줄이는 '인버터 방식'이므로 장시간 지속해서 켜두는 편이 알맞다. 이때 실내 적정 온도를 26도로 맞춰두면, 24도일 때보다 에너지 소비량을 20%까지 아킬 수 있어 절전 효과가 매우 크다.
반면 구형인 '정속형 제품'은 처음부터 강한 바람으로 목표 온도에 빠르게 도달하게 한 뒤, 수동으로 전원을 껐다 켜는 과정을 주기적으로 되풀이해야 비용이 덜 든다.
그뿐만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방의 문을 닫아 냉방 면적을 좁혀주는 것도 중요한데, 거실에서 방으로 이어지는 문 하나만 닫아도 냉방 능력이 급상승하여 불필요하게 새어나가는 에너지를 50% 가까이 절약할 수 있다.
선풍기 병행과 실외기 관리가 냉방 속도 높여
에너지 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주변 환경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소비자원 의 실험을 살펴보면, 에어컨을 가동할 때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동시에 틀어줄 경우 찬 공기가 내부에서 빠르게 섞이면서 실내 온도를 내리는 속도가 평균 26초가량 단축된다.
장마철이나 습도가 높은 날에는 냉방 대신 공기 중의 수분을 거두어들이는 제습 기능을 켜는 것이 이득이다. 실제 가동 시 동일한 설정 온도 조건에서 습기를 제거하는 능력이 냉방 위주일 때보다 2.7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공기 중 습한 정도가 떨어지면 몸으로 느끼는 후텁지근함이 가셔 실내 기온이 아주 낮지 않아도 쾌적함을 체감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한낮에는 커튼을 쳐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막아주고, 기기 주변에 열을 뿜어내는 가전을 멀리 배치해야 과도한 전력을 받아쓰는 일을 방지한다. 실외기 역시 햇빛에 고스란히 노출되지 않도록 그늘막을 씌우거나 주변 적치물을 치워 통풍을 원활하게 해주어야 한다.
내부 필터 청소와 요리 중 가동 자제가 위생 지켜
필터에 먼지가 두껍게 쌓이면 바람의 흐름이 막혀 소비전력이 평소보다 늘어나므로, 2주에 한 번씩 중성세제로 부드럽게 세척한 뒤 그늘에서 바짝 말려 써야 한다. 먼지만 제때 털어내도 기기 속 공기 순환이 원활해져 냉각 능력이 한층 살아난다.
또 주방에서 고기를 굽거나 생선을 조리할 때는 일시적으로 끄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먼저 해야 한다. 요리할 때 공기 중으로 퍼지는 기름 섞인 미세한 증기가 기기 내부망과 열교환기에 달라붙으면 겉면이 오염되어 냉방 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차후 기기를 틀었을 때 퀴퀴한 구취를 풍기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