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명분…마크롱 "베르사유, 외교적 수단"
트럼프 "베르사유궁에 금장식 많아 맘에 들어"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전에 별도로 초청해 만찬을 베풀었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이날 만찬이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이라며 "프랑스-미국 우호의 상징이자 1783년 미국 독립에 기여한 조약이 체결된 베르사유 궁전"이 만찬 장소로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은 1775년∼1783년 독립 전쟁을 일으켰으며, 이 과정에서 프랑스가 미국을 지원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일조했다.
미국의 독립은 1783년 9월3일 영국과 미국 간 파리 조약을 통해 공식 인정됐으며, 같은 날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영국과 스페인 간 각각 별도의 평화조약이 체결됐다.
미국은 다만 독립선언문을 발표한 1776년 7월4일을 독립 기념일로 기리고 있다.
이날 만찬과 관련해 일각에선 프랑스산 와인·샴페인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크롱 대통령이 과도하게 '레드 카펫'을 깔아준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 독립 250주년을 명분으로 지난 14일 80세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잔치를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인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어주면서 환심을 사려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베르사유는 외교적 수단이자 국력을 보여주는 도구"라며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줄곧 이곳을 외교적 목적으로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열린 자세를 갖고 손님을 정중히 대접함으로써 내 조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있다. 중요한 건 프랑스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며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게 하며, 그 결과 우리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데 진심을 다한다. 이것이 바로 프랑스 국민이 나에게 기대하는 바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본적으로 나는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과 같다"면서 "원정에서 뛰든 홈에서 뛰든 내 목표는 골을 넣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별 기자회견에서 이날 만찬이 "미국 건국 250주년과 미국의 최장수 동맹을 기념하는 자리"라며 "베르사유 궁전에 금이 많이 장식돼 있다는 점이 꽤 마음에 든다. 멋진 만찬이 되겠지만 그곳을 직접 보는 게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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