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통계국이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영국 소비자물가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인 4월과 동일한 2.8%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3.0%보다 낮아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 외로 완화된 모습이다.
영국은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3.2~3.8%대로 유로존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이란 전쟁 발발 직전 올해 2월에는 3.0%까지 떨어졌다. 이후 3월 잠시 3.3%로 반등했으나 전쟁이 지속된 가운데 4월 2.8%로 하락했고, 5월에는 13개월 만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반대로 유로존과 미국은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존 인플레는 2월 1.9%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해 5월 3.2%까지 치솟았고, 미국 역시 2월 2.4%에서 꾸준히 올라 5월에는 3년 만 최고치인 4.2%를 기록했다.
5월 영국 물가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식품과 가정용 난방유 가격은 하락했지만 항공료 등 서비스 가격이 크게 올랐다. 물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 연간 상승률은 4월 3.2%에서 3.7%로 상승폭이 커졌다.
잉글랜드은행(영국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전망도 전쟁 전후로 크게 바뀌었다. 이란 전쟁 전인 2월에는 상반기 내 인플레가 목표치인 2%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으나, 전쟁 발발 뒤 4월에는 악화 시 연말 3.5%를 크게 웃돌 수 있다고 전망을 수정한 바 있다.
잉글랜드은행은 18일 정책이사회를 개최하고 기준금리 조절 여부를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4월 회의까지 기준금리는 3.75%로 3차 연속 동결됐다. 이란 전쟁 초기에는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했지만 유가 급등 우려로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이번 5월 낮은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다소 약화된 분위기다.
주요국 통화정책 동향을 함께 살펴보면 유로존은 약 3년 만에 핵심 정책금리를 2.0%에서 2.25%로 인상했고, 미국 연준도 17일 기준금리 목표범위(3.50~3.75%) 조절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세계 6위 경제대국인 영국은 올해 1분기 직전 분기 대비 0.6% 성장하며 양호한 경제지표를 내놨다. IMF는 이란 전쟁 이후 발표한 최신 전망에서 영국 연간 성장률을 0.8%로 예측했지만, 1분기 호조로 전망치가 상향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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