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김치의 여름은 더 뜨겁고, 더 시원하다”
오는 18일 오후 7시 40분 방송되는 '한국인의 밥상'이 여름 식탁의 공백을 채우는 ‘이색 김치’로 시청자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배추김치가 주연이 아닌 계절, 김치는 오히려 더 과감한 변주로 존재감을 키운다.
“모든 재료는 김치가 될 수 있다”는 오래된 밥상의 철학을 따라, 이번 회차는 여름철 자연이 내어준 재료들을 김치로 버무려낸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과일과 산나물, 심지어 나무의 잎까지 식탁 위로 올라오며 김치의 경계를 확장한다.
보랏빛 여름이 담긴 한 그릇...부여, 오디가 김치가 되는 순간
부여군 부여읍에서는 오디 농사를 짓는 부부가 여름의 색을 그대로 담은 김치를 선보인다. 뽕나무에서 우러난 물에 오디와 과즙을 더해 완성한 ‘오디 백김치’는 갈증을 달래는 여름 음료처럼 다가온다.
여기에 돌나물과 앵두, 오디를 함께 담근 물김치는 자연 그대로의 산뜻함을 강조하고, 뽕잎에 오디를 더한 김치는 한층 깊은 풍미를 만든다. 여름 식탁 위에 과일과 잎이 동시에 오르며, 김치의 정의는 한층 넓어진다.
순무 하나로 완성되는 섬의 미학, 강화도의 계절 김치 레시피
강화군 강화읍에서는 순무가 여름 밥상의 중심에 선다. 33년 전 귀촌해 순무에 매료된 한 농가의 손끝에서 순무는 전혀 다른 음식으로 재탄생한다.
칼집을 촘촘히 넣어 속을 채운 비늘김치는 정성과 시간의 집약체이고, 어린 순무로 버무린 김치는 계절의 한순간을 그대로 담아낸다. 여기에 밴댕이 국물과 어우러진 순무 김치말이국수는 바다와 밭이 함께 만든 여름 별미로 완성된다.
수행의 밥상, 비움의 맛...천년 사찰이 전하는 여름 김치
공주시 사곡면의 마곡사에서는 여름 김치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묵은지를 활용한 두부말이 요리부터 시작해, 오신채를 배제한 절집의 방식으로 오이의 본연을 살린 김치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닥나무잎 김치와 달맞이김치처럼 자연 재료를 그대로 살린 음식이 더해지며, 음식은 곧 수행의 일부로 확장된다. 절집의 여름 밥상은 채움보다 비움에 가까운 맛으로 완성된다.
여름이라는 계절이 김치를 쉬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다양한 얼굴을 만들어내며 밥상 위에서 다시 살아난다. 이번 방송은 그 변주의 기록이자, 사라지지 않는 한식의 현재를 보여주는 장면이 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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