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버스사업 철수···'그랜버드'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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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버스사업 철수···'그랜버드' 역사 속으로

뉴스웨이 2026-06-17 19:07: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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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양재 본사. 사진=기아 제공

기아가 60년 만에 버스 사업에서 철수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날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실무협의 2차 회의에서 대형 버스 '그랜버드' 생산 중단 방침을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종료 시점은 현재 수주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1~2년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랜버드는 기아가 생산하고 있는 유일한 버스 차종이다. 기아의 버스 사업은 1965년 아시아자동차 설립과 함께 본격화됐으며, 1994년 대형 버스 그랜버드를 출시하면서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1994년 첫 출시된 그랜버드는 연간 1500~2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해 왔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3년 연속 고급 대형버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부터 판매량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2020년대 들어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간 판매량 600대 안팎을 맴돌았다.

올해 들어서는 업계 안팎에서 그랜버드 단종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아가 2027년까지의 생산 물량이 모두 찼다는 이유로 그랜버드의 신규 계약 접수를 중단한 게 계기가 됐다.

광주 하남 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5대 수준에 불과한 반면, 잔여 주문은 약 3600대에 달해 당상 계약을 해도 출고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버스 특유의 복잡한 생산 공정과 수작업 중심의 조립 방식, 승용차보다 적은 수요 때문이었다. 사실상 납기 기한을 맞추지 못하면서 단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글로벌 환경 규제도 이번 철수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의 유로7 배출가스 규제 등으로 상용차 업계의 친환경 전환 압박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대형 디젤 버스는 이러한 환경 기준에 가장 취약한 차종으로 꼽힌다.

이번 버스 사업 철수 결정이 향후 노사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아 노조 광주지회는 이날 긴급 성명서를 내고 "고용대책 없는 버스 생산 중단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래 투자 없는 경영은 조합원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무책임한 경영이며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외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광주지회는 이날부로 모든 노사협의와 협상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다음 달 예정된 특별협의 역시 중단하고, 광주공장과 하남공장의 미래 고용 보장 방안과 중장기 운영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모든 협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기아 관계자는 "사실상 버스 사업을 종료한 게 맞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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