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에 최고치 찍은 日 시중은행 예금금리…미국 압박이 결정적 역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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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만에 최고치 찍은 日 시중은행 예금금리…미국 압박이 결정적 역할 (종합)

나남뉴스 2026-06-17 17:43: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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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요 시중은행들의 보통예금 금리가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는다. 가계는 연간 1조엔 규모의 이득을 볼 것으로 전망되지만, 세대별·상황별 명암이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 등 일본 3대 메가뱅크가 오는 8월 3일부터 보통예금 금리를 기존 0.3%에서 0.4%로 인상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일본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올린 데 따른 조치다.

미쓰비시UFJ와 미쓰이스미토모는 1992년 8월 이래 처음으로 이 수준에 도달했으며, 미즈호 역시 2002년 합병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당시 0.001%에 불과했던 금리와 비교하면 무려 400배나 뛴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대출 비교 서비스 업체 MFS의 분석에 따르면, 5천만엔(약 4억7천만원) 규모의 35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에서 1.25%로 상승할 경우 월 상환액이 약 5천900엔(5만5천원)씩 늘어난다. 인상된 금리는 10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이번 금리 인상으로 가계 전체가 연간 총 1조엔(9조4천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가구당 평균 2만엔(19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만 풍족한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령층에게는 예금 이자 수입 증가가 호재로 작용하지만, 주택대출 상환 부담이 큰 젊은 세대에게는 오히려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기업 부문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미즈호종합연구소 전망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일본 기업들의 경상이익이 차입 이자 부담 증가로 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금 1천만엔(9천400만원) 미만의 중소기업은 이익 감소 폭이 7%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닛케이신문은 해외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일본은행의 그림자 총재"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베선트 장관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을 만나 금리 인상을 직접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 정부 관계자에게 "금리 인상을 미루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나중에 급격히 올릴 경우 시장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전달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이후 파리에서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에게도 같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우에다 총재가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입원을 이유로 불참하겠다고 며칠 전 통보했을 때 일본 정부 측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다음 달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의 위원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게 되어, 일본은행의 긴축 기조가 순탄하게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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