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發 전세대란 현실화…옥수·금호동 '매물 실종·가격 급등'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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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뉴타운發 전세대란 현실화…옥수·금호동 '매물 실종·가격 급등' 도미노

르데스크 2026-06-17 17:18:32 신고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한남뉴타운의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인근 전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대규모 이주 수요가 주변 지역으로 몰리면서 옥수동과 금호동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데다 전셋값까지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향후 한남4구역 이주가 시작될 경우 현재의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남뉴타운은 구역별로 순차적으로 이주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 한남2구역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인근 지역 전월세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남뉴타운과 가까운 옥수동과 금호동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주거 유형이 밀집해 있어 이주 수요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문제는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근 임대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까지 겹치면서 전세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물이 나오자마자 계약이 체결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한남2구역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성동구와 용산구의 전세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성동구 전세가격지수는 103.4로 집계됐다. 기준 시점인 지난 1월(100) 대비 3.4% 상승한 수치다. 용산구 역시 같은 기간 전세가격지수가 102.2를 기록하며 2.2% 상승했다.

 

▲ 한남뉴타운 내에서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한남3구역으로 이미 이주가 완료돼 현재 철거 및 부지 정리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사진은 한남3구역 철거 모습. ⓒ르데스크

  

현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옥수역 인근 옥수하이츠아파트 전용면적 34평형 전세는 지난 1월 11억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 5월 12억7000만원에 계약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불과 4개월 만에 약 15% 오른 셈이다. 특히 해당 단지는 신규 매물이 시장에 공개되기 전에 기존 세입자와의 갱신 계약이나 재계약으로 거래가 완료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근 옥수동삼성아파트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용면적 34평형 전세는 지난 1월 9억5000만원에 신규 계약됐으나 지난 5월에는 동일 평형이 10억원에 거래됐다. 약 4개월 만에 전셋값이 5000만원 상승했다.

 

금호동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금호역 인근 금호브라운스톤아파트 전용면적 25평형 전세는 지난 1월 7억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 15일 8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약 5개월 만에 1억5000만원이 오르며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빌라 시장에서도 전세 품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고급 빌라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중저가 빌라 전세 매물은 시장에 등록되자마자 계약이 체결되는 모습이다.

 

옥수역 인근 삼성아트빌(총 8세대) 전용면적 16평형은 지난 2월 기존 세입자와 전세 갱신 계약이 체결된 이후 현재까지 신규 전세 매물이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금호역 인근 강산드림빌라(총 12세대) 역시 최근 1년 만에 전용면적 13평형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왔지만 종전 전세가격인 4억2000만원보다 1000만원 오른 4억3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시장에서는 향후 예정된 한남4구역 이주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남4구역은 이르면 202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이주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 대상 가구 수가 적지 않은 만큼 현재도 부족한 전월세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공급 여력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옥수동에 등록된 전체 빌라 전월세 매물은 53건에 불과하다. 향후 1000가구 이상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남4구역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인근 금호3가와 금호4가의 전월세 매물 역시 각각 28건, 3건에 그치고 있어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옥수역 인근 주거 단지의 모습. ⓒ르데스크

 

옥수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한남4구역 이주가 본격화되면 인근 전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도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전셋값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에는 빌라와 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전세 매물이 부족해 단기적인 시장 흐름조차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세대출 제도 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이주 시점을 기다리지 않고 미리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최근에는 인근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며 "많아야 10건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전세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남뉴타운 이주 수요뿐 아니라 기존 실거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 역시 대규모 이주가 집중될 경우 임대차 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정석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많은 가구가 동시에 이동하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워진다"며 "한남뉴타운은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향후에도 지속적인 이주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서울 전역에서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1년 뒤 한남4구역 이주가 시작되면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결국 일부 수요는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예상보다 큰 주거비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차원에서도 대규모 이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주거 공급 및 지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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