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소비자물가의 높은 상승세가 앞으로도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오후 한은 본관에서 개최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신 총재는 임금과 수요 양 측면에서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중동 분쟁 이전 수준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원유 공급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 물량이 늘어날 수 있으나, 전쟁 이전 생산량 복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미·이란 간 종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경제 여건 자체는 지난 5월 금통위 당시와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는 판단이다.
합의 직후 국제 유가가 급락했지만, 신 총재는 시장 시세에 현혹되지 말고 중장기 경제 흐름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하루 이틀간 유가 하락과 함께 주식·채권 등 자산시장에서 위험선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으나, 매일 금융시장 등락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가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봐야 하며, 고유가 영향이 에너지뿐 아니라 여타 품목으로 확산될 수 있는 중장기 2차 파급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수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임금 인상과 수요 확대가 물가를 밀어올리는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국내 경기 회복세에 따라 수요 측 압력이 점차 고조될 것이며, 임금 상승이 비용과 수요 양 측면에서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금통위 당시보다 임금·수요발 물가 압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재정 확대가 통화정책과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연초 추경이 수요 측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현재 재정 건전성이 양호해 추가 국채 발행이 필요하지 않아 채권금리 상방 압력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예상되는 초과 세수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가 도약할 절호의 기회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다만 한 번에 50bp를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 가능성은 부인했다. 빅스텝 논의가 등장했던 시기는 채권금리가 치솟는 등 시장 환경이 현재와 극명하게 달랐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극도로 불안할 때 중앙은행의 예외적 조치를 기대하는 추측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통화정책 운용 시에는 단기 시장 상황보다 기저의 흐름을 본다고 강조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경제 부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 총재는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20% 넘게 뛰었고, 근원물가 역시 2%대 중반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체감 생활물가 상승률이 공식 지표를 웃돌면서 저소득층의 생계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한은이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까지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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