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은 색의 안개…마쓰모토 요코, 국내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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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이 쌓은 색의 안개…마쓰모토 요코, 국내 첫 개인전

연합뉴스 2026-06-17 16:17:57 신고

"오직 색과 형태로 그린다"…핑크부터 블루까지 작품세계 조망

'자연의 시선에 놓이다'展…화이트큐브 서울서 8월 14일까지

마쓰모토 요코 개인전 '자연의 시선에 놓이다' 전시 전경 마쓰모토 요코 개인전 '자연의 시선에 놓이다' 전시 전경

[화이트큐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물감을 얇게 겹겹이 쌓아 안개처럼 번지는 색의 층위를 만들어온 일본 추상화가 마쓰모토 요코(90)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화이트큐브 서울에서 오는 18일부터 시작하는 '자연의 시선에 놓이다'(Gazed at by Nature)는 마쓰모토의 대표 연작 '핑크' 초기작부터 절제된 '화이트' 연작, 선명한 '코발트블루'를 활용한 새로운 '블루' 연작 등 작가의 작업을 아우른다. 그가 구축해온 독자적 회화 언어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마쓰모토 요코 작가 마쓰모토 요코 작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마쓰모토 요코가 17일 화이트큐브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6.17. laecorp@yna.co.kr

마쓰모토는 아크릴 물감을 얇게 중첩해 뿌옇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헤이지 페인팅(Hazy Painting) 기법을 활용해 서양 추상화와 일본식 수묵화를 접목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물감은 서로 스며들고 번지며 경계를 흐리고, 화면에는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깊이감 있는 색의 층위가 형성된다. 그는 '오직 색과 형태만으로 그린다'는 예술 철학 아래 색채를 감각과 사유를 매개하는 핵심 언어로 활용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마쓰모토는 "보통 검정은 어둠과 부정을, 흰색은 빛과 긍정을 의미하지만 나는 반대로 활용한다"며 "현대 미술에서는 두 색을 명확히 알고 독창적으로 활용해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코 마쓰모토 1990년 작 '무제' 요코 마쓰모토 1990년 작 '무제'

[화이트큐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핑크' 연작은 1970년대 중반 시작된 작업이다. 수성 아크릴 물감을 활용해 빛을 구현하려는 실험에서 출발했다.

묽게 희석한 안료를 캔버스 위에 여러 차례 덧바르고 닦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형성된 화면은 안개나 구름처럼 부유하는 색의 층위를 만들어낸다.

바닥에 놓은 캔버스 위에서 물감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스며드는 과정은 작가의 신체적 행위와 우연성을 함께 드러내며, 물에서 길어 올린 듯한 빛의 감각을 화면에 구현한다.

마쓰모토는 "핑크는 어떠한 관념도 담지 않은 색이자, 무의식 깊은 곳에 존재하지만 닿을 수 없는 영역"이라며 "작가에게는 독창성이 중요한데 당시만 해도 아무도 쓰지 않는 색이라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요코 마쓰모토 2025년 작 '새벽이 오기 직전' 요코 마쓰모토 2025년 작 '새벽이 오기 직전'

[화이트큐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년 작 '새벽이 오기 직전'(Just before dawn)은 마쓰모토의 새로운 연작 '블루'의 대표작이다. 작가는 파란색을 '천상의 색'으로 생각한다.

마쓰모토는 '블루' 연작에서 평생 사용해 온 아크릴 물감 대신 유화 물감을 썼다. 밀도와 점성을 활용해 여러 층의 색을 쌓아 올린 화면은 가늠할 수 없는 심연과 같은 깊이를 형성한다. 코발트블루를 사용한 깊은 색면 속에서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찰나를 포착한다.

아래로 번져 내리는 붓질과 스며드는 색의 흐름은 새벽 직전의 정적과 긴장을 환기하며, 어둠 속에서 빛이 생성되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마쓰모토는 "지중해의 색을 활용해 색면 전체를 표현하려 했다"며 "나를 한 번 더 바꾸고 싶어 유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창성이며 남을 흉내 내서는 평가받지 못한다"며 "좋은 예술가가 되려는 사람에게는 끊임없이 체험하고 시도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전시는 8월 14일까지.

마쓰모토 요코 개인전 '자연의 시선에 놓이다' 전시 전경 마쓰모토 요코 개인전 '자연의 시선에 놓이다' 전시 전경

[화이트큐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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