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금융정책, 데이터 기반해 지속가능성 높여야”[ESF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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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금융정책, 데이터 기반해 지속가능성 높여야”[ESF2026]

이데일리 2026-06-17 15:28: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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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PERI) 원장은 “조세·재정정책과 통화·금융정책이 데이터와 증거에 기반해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금융정책이 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인 동시에 운용 방식에 따라 위기를 키울 수 있는 정책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이데일리-PERI 스페셜 심포지엄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6) 2일차 행사가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개최됐다. ‘힘의 시대, 문명의 재편: 누가 신세계를 설계하는가’를 주제로 열리는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은 미·중 패권 경쟁, 이란 전쟁 뿐만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하는 지정학적 지각변동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외교·안보, 금융·재정의 전환점을 다각도로 해부하고 위기 속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안 원장은 “한국은 요즘 정치 과잉으로 정책이 굉장히 묻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책평가연구원은 정책으로 정치가 이루어지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4년 전 출범했다”면서 “정치가 정책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해보자는 생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연구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올해 심포지엄이 급변하는 세계 상황 속에서 시급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경제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이라며 “이 두 정책이 위기를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정책인데, 지금은 오히려 위기를 조장할 수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증거 기반 정책평가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증거 기반 정책결정법(Evidence-Based Policymaking Act)을 통과시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핵심은 모든 정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항상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한국의 경우 정치권에서 하루 아침에 정책이 만들어지고 입법화되고, 사후 평가 없이 또 다른 정책이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정책을 예로 들며 “지난 2년간 이데일리와 인구 포럼을 하면서 해외 석학들이 한국의 인구정책을 수없이 많이 살펴봤지만, 많은 정책이 어떻게 효과를 냈는지 평가조차 하기 힘들다는 결론이었다”고 짚었다.

안 원장은 “증거 기반 정책을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고 지수가 만들어져야 하며 통계도 많이 활용해야 한다”며 “연구원은 수없이 많은 데이터와 통계를 다루고 지수를 만들고 보여주는 것을 기반으로 연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부채 지표 다원화도 사례로 들었다. 안 원장은 “한때 국가부채 규모가 어디까지냐를 두고 정치권, 언론, 학계에서 (용어를) 마구잡이로 썼다”며 “이에 재정 통계도 범위에 따라 D1, D2, D3, D4 등으로 구분해 발표하면 그런 논란을 피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 개발을 통하면 증거 기반 정책이 훨씬 더 쉽게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앨런 아우어바흐 UC버클리대 교수가 개발한 세대간 회계와 PERI의 ‘나라살림게임’도 소개했다. 안 원장은 “국가 정책이 세대 간 어떤 유불리를 결정하는가를 보여주는 세대간 회계 개념이 있다”며 “우리 연구원도 지난해부터 나라살림게임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라살림게임은 국가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지출 프로그램과 재원 조달 방식을 선택하면, 정책에 따라 미래에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안 원장은 “블루킹스연구소가 2018년에 만든 ‘Fiscal Ship Game’을 보고 한국에서도 만들겠다고 해 협조를 받아 제작했다”며 “한국형으로는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가 울고 웃는 방식으로 세대 간 유불리를 표현하는 작업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PER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정책 컨설팅 서비스도 소개했다. 안 원장은 “모든 공공기관의 정책 정보를 모아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후 AI를 통해 기업 대상 리포팅까지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 또는 내가 처한 리스크를 입력하면 AI가 5분 내로 리포팅해서 제공한다”이라며 “이 같은 비즈니스가 제대로 전파되면 정책에 대한 여러 니즈를 훨씬 저렴하게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챗GPT나 제미나이, 클로드와 다른 점은 우리가 확보한 모든 공공데이터를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올려 그 안에서만 답하도록 한다는 것”이라며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사실만을 기반으로 컨설팅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스페셜 심포지엄은 ‘조세·재정: 불확실성 시대, 지속 가능한 조세·재정정책’과 ‘통화·금융: 무질서의 시대, 성장 가능한 통화·금융정책’을 주제로 진행된다. 조세·재정 세션은 앨런 아우어바흐 UC버클리 교수와 이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이 발표자로 나선다. 이어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좌장을 맡고,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영준 전 한국재정학회장(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이 함께 토론을 진행한다.

통화·금융 세션은 앤드류 레빈 다트머스대 교수와 김진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발표한다. 이어서 조윤제 전 한국은행 금통위원(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를 좌장으로 박수민 국민의힘 국회의원,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박신영 동남아 중앙은행기구(SEACEN) 센터 소장이 토론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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