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장기 투자 자산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비트코인을 둘러싸고 비관적인 장기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가격 수준에서는 향후 100년 이상 보유하더라도 연평균 수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국내 가상자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칼럼니스트 마크 헐버트는 최근 비트코인의 장기 적정가치를 분석한 자료를 통해 비트코인이 최종 발행량인 2100만 개에 도달하는 2140년 무렵 약 12만 달러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성장 속도가 시간이 갈수록 둔화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 계산이다. 분석의 핵심에는 이른바 ‘멧커프의 법칙’이 자리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이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이론인데, 반대로 이용자 증가세가 둔화되면 가치 상승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거래량 반토막 난 국내 시장…개미들 발길 돌리나
비트코인의 신규 채굴량은 반감기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최종 발행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네트워크 확장성도 정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은 최근 시장 분위기와도 맞물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과 미국의 가상자산 친화 정책 전망에 힘입어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거래량과 투자심리가 동시에 위축되는 모습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시 형성된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평가하며 현재의 조정 국면을 ‘정상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의 거래대금은 연초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활황장에 뛰어들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코인 시장을 떠나 국내 증시나 미국 기술주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비상장 기업 투자 열풍과 인공지능(AI) 관련 종목 강세가 이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자금이 다른 시장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기관투자가 유입 확대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여전히 우상향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반론도 제기한다. 실제로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대형 금융회사가 운용하는 비트코인 ETF에는 꾸준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며,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제도권 편입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상승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비트코인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수록 변동성은 낮아질 수 있지만, 그만큼 초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만으로 접근하기보다 네트워크 성장성과 정책 환경, 글로벌 유동성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장기 투자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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