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 구조 고도화를 통해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온 LG디스플레이(이하 LGD)가 올 2분기는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주력 제품인 모바일용 OLED의 계절적 비수기와 맞물려 대규모 조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단기적인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에는 신형 아이폰 출시에 맞춰 프리미엄 패널 공급 확대와 글로벌 가전 시장 내 연합 전선 강화를 발판 삼아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구조조정 비용 반영…2분기 1000억원대 영업손실 예상
증권가에 따르면 LGD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500억~5800억원대로 전년 동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1000억원대가 넘는 영업손실이 예상되면서 4분기 만에 적자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번 분기 실적을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지난 4월 단행한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이다. 업계에서는 LGD가 LCD TV 사업 철수 이후 인력을 OLED·IT 위주로 재편하면서 2분기에만 최소 1500억원에서 최대 2000억원 수준의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영업손실이 1000억원대 중후반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가격 측면에서도 역풍이 거세다. LGD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면적 기준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0%대 초반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모바일 비수기 영향으로 제곱미터당 평균판매단가(ASP)는 10%대 초중반 하락을 전망치로 제시했다. 출하는 늘어나지만 단가는 더 크게 떨어지면서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메모리 가격 급등도 복병으로 떠올랐다. LGD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IT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수요 위축과 패널 단가 인하 압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완제품 제조사들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패널 업체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분위기여서 2분기 마진에는 추가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적자 전망을 사업 경쟁력 악화에 따른 구조적 퇴보가 아닌 장기적인 고정비 경감을 거치기 위한 일시적 손익 훼손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일회성 요인을 배제한 본업에서의 실질 영업이익은 대형 OLED 중심의 단가 개선 효과 등에 힘입어 약 1000억원 안팎의 건실한 흑자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하반기 성수기 진입…고급형 시장 수요 확대
시장의 관심은 하반기 실적 반등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최대 분수령은 가을철 출시를 앞둔 애플의 차세대 라인업 ‘아이폰 18’ 시리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이하 삼성D)가 단독 수주하게 되면서 기존 라인업의 패널 공급 라인에도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D의 생산 설비가 고부가 폴더블 패널 생산에 우선 배분되면 아이폰 18 OLED 공급망 내에서 LGD의 점유율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가가 높은 고급형 모델인 프로 및 프로맥스 기종의 패널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하반기 LGD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D의 올해 예상 매출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은 24~25조원 수준으로 예측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5170억원 대비 크게 증가한 8000억~1조2000억원 규모로 제시되고 있다. LGD는 늘어나는 애플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파주 E6 라인의 증설 투자를 마무리하고 양산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대형 OLED 영역에서도 확실한 가동률 상승 동력을 확보했다. 글로벌 TV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삼성전자가 올해 OLED TV 제품군 중 가장 판매 비중이 높은 메인스트림 모델에 LGD의 화이트OLED(WOLED) 패널을 탑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파주 대형 공장의 가동률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하반기 실적을 지탱할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낼 전망이다. 여기에 차세대 기술 우위와 90%대 중반의 수율을 확보한 고부가가치 게이밍 OLED 모니터 사업 역시 연간 흑자 흐름을 단단하게 뒷받침할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 8.6세대 IT OLED 투자는 중장기 과제
중장기 관점에서 가장 큰 변수는 8.6세대 IT OLED 투자 타이밍이다. LGD는 지난해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등을 통해 부채 규모를 기존 27조원에서 19조원 수준으로 대폭 감축하며 재무 건전성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매 분기 지출해야 하는 1400억원 규모의 금융 이자 비용은 가용 현금 흐름을 짓누르는 부담 요소다.
이로 인해 연간 설비 투자(CAPEX) 규모를 2조원대 안팎으로 매우 보수적으로 책정하면서 향후 프리미엄 IT 시장의 주 격전지가 될 8.6세대 IT용 OLED 투자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경쟁사들인 삼성D와 중국 BOE가 선제 투자를 단행해 8.6세대 대량 양산 설비를 완비하고 약 20%의 원가 절감 효과를 발 빠르게 꾀하는 반면 LGD는 당분간 기존 6세대 인프라를 활용해 대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경쟁사들을 중심으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단가 인하 공세가 본격화될 경우 장기적인 점유율 수성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 자산 매각으로 유입된 대금과 하반기 창출될 현금 자산을 최적의 타이밍에 R&D와 설비에 재투자하는 경영진의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iM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현 주가는 이미 실적 회복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반기 실적 개선과 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은 유효하지만 밸류에이션이 과거 흑자 구간에서의 고점 평균 수준에 근접한 만큼 공격적인 투자 보다는 주가 조정 시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