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만 65세로 늘리면 부작용…재고용 등 해법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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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만 65세로 늘리면 부작용…재고용 등 해법 병행해야”

이데일리 2026-06-17 13:4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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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일률적인 법정 정년 65세 연장은 기업 부담을 키우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퇴직 후 재고용을 비롯한 다양한 고용연장 방식을 병행하고, 임금체계와 노동시장 제도도 함께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이데일리)


17일 공감·공영·미래를 위한 노동선진화 연구포럼과 미래노동법혁신연구회는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법정 정년연장과 일자리의 미래’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논의되는 정년연장 법안대로라면 기업의 비용 충격뿐 아니라 청년 채용을 둘러싼 갈등과 저임금 재고용 관행이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정년 상향만으로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근로자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며 “정년연장과 퇴직 후 재고용, 정년제 폐지, 근로계약 연장 등 복수의 경로 가운데 개인과 기업의 상황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규칙과 재고용 대상자 선별 기준을 둘러싼 차별 문제, 임금 감액, 정년 도달 시점 등을 놓고 분쟁과 소송이 빈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년연장 논의는 고용 보장뿐 아니라 차별 금지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관련 법적 쟁점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년연장이 실제 고령자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업의 조기 퇴직 유인을 키울 수 있다”며 “노동시장이 유연한 외국과 달리 고용 경직성이 높은 국내에서는 청년 고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만큼 유연한 노동시장 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 역시 “임금의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을 개편하지 않은 채 정년만 연장하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며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 후 재고용을 중심으로 고령자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주된 일자리에서 고용과 소득을 유지하며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야 한다”며 “청년과 고령자가 담당하는 직무와 역할이 다른 만큼 세대 간 갈등의 관점에서 벗어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시로 아츠시 일본 쇼와여대 교수는 일본의 고령자 고용정책을 소개하며 정년연장과 계속고용 제도를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2006년 고령자고용안정법을 시행해 기업이 △65세까지 정년연장 △정년제 폐지 △65세까지 계속고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정년제를 폐지한 기업은 3.9%, 정년을 65세로 연장한 기업은 31%였다. 재고용을 비롯한 계속고용 제도를 채택한 기업은 65.1%로 가장 많았다.

야시로 교수는 “임금 비용 증가와 정년 도달자의 직위를 둘러싼 차별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일본 기업들은 정년연장과 계속고용을 결합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 곡선을 완만하게 조정하지 않는 한 정년연장은 어려워 상당수 기업이 재고용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근로자가 계속고용을 희망하고 기업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면 실질적으로는 정년연장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용연장에 맞춰 임금체계를 개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선언적 규정에 머물고 있는 고령자고용법상 임금체계 개편 조항을 실질적인 효력을 갖는 규정으로 바꿔야 한다”며 “고용연장의 경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예외를 두고, 재고용된 고령자의 고용 불안을 줄이기 위해 기간제법상 근로계약의 반복 갱신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 고용 전반을 종합적으로 규율하는 별도의 기본법을 제정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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