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전시관] 우이진·임다인·한혜수 작가 ‘청(靑) · 청(淸) · 청(聽)’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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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전시관] 우이진·임다인·한혜수 작가 ‘청(靑) · 청(淸) · 청(聽)’ 展

뉴스컬처 2026-06-17 06:00:00 신고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우이진 , 임다인 , 한혜수 작가의 전시화 ‘청(靑) · 청(淸) · 청(聽)’은 푸른색을 매개로 감각과 기억, 시간과 표면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겹쳐지는 과정을 회화로 구성한 전시다.

여름의 한가운데에 놓인 이번 전시는 푸른색을 하나의 고정된 시각 요소로 다루지 않고, 감정과 기억, 시간과 환경이 서로 다른 밀도로 스며드는 조건으로 확장시키며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흐름처럼 조직한다. ‘청(靑) · 청(淸) · 청(聽)’은 색을 출발점으로 삼되 그것을 표면적 이미지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각 작가가 구축한 서로 다른 물질성과 시선의 방식이 병렬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통해 감각의 결을 재배열한다. 전시는 푸름을 하나의 의미로 고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상태로 유지한 채 전개된다.

우이진_신호수의 숲_알루미늄 패널에 분채, 석채, 래커,_112.2×324.4cm_2025
우이진_신호수의 숲_알루미늄 패널에 분채, 석채, 래커,_112.2×324.4cm_2025

우이진 작가의 작업은 빛과 표면, 기억과 신호가 겹쳐지는 구조로 형성된다. 알루미늄 위에 분채와 석채가 쌓이며 만들어진 화면은 고정된 장면이라기보다 외부 환경과 관람자의 이동에 따라 계속 반응하는 표면으로 읽힌다. 도시에서 포착된 잔상, 디지털 화면의 광점, 개인적 경험에서 발생한 감각의 흔적들은 하나의 서사로 정리되지 않고 흩어진 상태로 화면에 남아 있으며, 서로 다른 시간의 결이 동시에 떠오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회화는 재현된 결과물이 아니라 감각이 통과하고 머무는 반응의 장으로 전환된다.

표면은 빛의 조건에 따라 계속 변하는 구조로 기능한다. 입자의 밀도와 반사성은 관람자의 위치와 이동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인상을 만들어내며, 고정된 이미지 대신 변화하는 감각의 상태를 전시장 안에 형성한다. 이러한 구조는 시각 경험을 순간적으로 고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임다인_Submerge,_Oil on linen_73×91cm_2023
임다인_Submerge,_Oil on linen_73×91cm_2023

임다인 작가의 작업은 익숙함과 낯섦이 동시에 나타나는 감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창과 벽, 내부와 외부로 나뉘는 구조는 화면 안에서 분리되지 않고 서로 스며들며,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흐림과 균열이 전체 화면의 흐름을 구성한다. 색면은 하나의 장면으로 고정되지 않고 여러 겹의 시간과 행위가 겹쳐진 결과로 나타나며, 그 위에서 빛은 흡수되거나 반사되면서 서로 다른 깊이를 만든다.

창이라는 구조는 내부와 외부의 감각이 동시에 발생하고 동시에 풀리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 장치 안에서 풍경은 재현된 이미지가 아니라 이동과 체류의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감각의 기록으로 남는다. 이 작업은 서울에 위치한 슈페리어갤러리에서 전시장 환경과 결합되며, 공간이 가진 물리적 조건과 함께 감각의 변화를 강화한다.

한혜수_푸른 사각 Four blue frames_광목에 석채, 연필, 은박, Mineral pigments, Pencil, Silver leaf on cotton_72.7×90cm_2026
한혜수_푸른 사각 Four blue frames_광목에 석채, 연필, 은박, Mineral pigments, Pencil, Silver leaf on cotton_72.7×90cm_2026

한혜수 작가의 작업은 푸른색이 지닌 서로 다른 성격을 전면에 드러내며, 표면에 드러나는 이미지와 그 아래에 남아 있는 긴장을 동시에 구성한다. 화면에는 평온한 자연의 요소와 함께 균열을 암시하는 이미지들이 함께 배치되며, 이 조합은 하나의 안정된 의미로 정리되지 않은 채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푸른색은 안정의 상징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감각이 동시에 존재하는 환경을 만드는 매개로 기능한다.

작업 속 오브제들은 하나의 상징 체계로 묶이지 않고 서로 다른 해석 가능성을 유지한 채 놓인다. 파도, 식물, 새와 같은 요소들은 자연을 설명하는 기호라기보다 변화와 불안정성을 드러내는 감각적 장치로 기능하며, 이 요소들의 결합은 화면을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시키지 않는다. 그 결과 이미지들은 계속해서 흔들리는 상태로 남는다.

세 작가의 작업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구성되었지만, 감각이 만들어지는 조건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연결된다. 전시는 푸른색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물질성과 시선의 구조를 나란히 놓으며, 이를 하나로 묶지 않고 각 작업이 가진 고유한 움직임을 유지한 채 공존하도록 구성된다.

푸른색은 이 전시에서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 감각이 만들어지고 변형되는 환경으로 기능한다. 그 안에서 이미지와 기억, 시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결합되며, 이러한 결합은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계속 이어진다. 전시장 내부에서 색은 장식이나 분위기의 요소가 아니라 감각을 조직하는 구조로 작동하며, 각 작업의 표면 위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반응한다.

우이진의 반사적인 표면, 임다인의 가라앉는 색면, 한혜수의 긴장된 이미지 구조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푸른색을 다루지만 결과는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대신 서로 다른 감각의 방식이 동시에 존재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며, 이 상태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인상의 흐름으로 남는다.

전시는 특정한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감각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과정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관람자는 각 작업 앞에서 하나의 해석으로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화하는 인상을 따라가게 되며, 시각 경험은 정보가 아니라 흐름으로 전환된다. 이 흐름은 전시장 전체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동시에 이어진다.

여름이라는 계절적 조건은 전시의 감각적 밀도를 더욱 강화한다. 높은 온도와 강한 빛은 색의 경계를 흐리면서도 깊이를 넓히고, 푸른색은 차가운 안정감이 아니라 계속 흔들리는 감각의 표면으로 남는다.

6월 23일부터 7월 14일까지 슈페리어갤러리에서 이어지는 전시 기간 동안 ‘청(靑) · 청(淸) · 청(聽)’은 푸른색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감각의 구조를 나란히 배치하며, 각 작가의 작업을 통해 분리된 감각의 기록들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동시에 존재하도록 구성된다. 전시는 이미지의 완결을 목표로 하지 않고, 변화하는 감각의 상태가 이어지는 환경 자체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사진=슈페리어갤러리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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