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작품 가치 수억원씩 차이”… 고미술품 '연대 측정기' 부적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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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작품 가치 수억원씩 차이”… 고미술품 '연대 측정기' 부적합 논란

뉴스컬처 2026-06-16 16:13: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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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S 양자공명검출기를 활용한 고미술품 연대 감정을 둘러싸고 중국 업체의 부적합 공지와 국내 감정기관의 개량 장비 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QRS 양자공명검출기를 활용한 고미술품 연대 감정을 둘러싸고 중국 업체의 부적합 공지와 국내 감정기관의 개량 장비 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고미술업계가 작품의 연대를 감정하는 과학장비 논란으로 술렁이고 있다. 기존 고미술품 감정에 사용된 양자공명검출기(QRS·Quantum Resonance System)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적게는 수 억원에서 수십 억원까지 차이 나는 고미술품의 감정가를 결정짓는다는 측면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中 장비 업체 “인체 검사용, 물질 정보 분석엔 부적절” 

논란은 QRS 관련 중국 장비업체의 공식 공지에서 시작됐다. QRS 장비를 유통한 중국의 베이징톈젠양자기술유한공사(北京天鑒量子科技有限公司)는 지난 3월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QRS는 문화유물과 예술품 제작 연도 판별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공지문에서 QRS가 인체 생체파 검사용 장비이며, 문화유물과 예술품에 쓰이는 다양한 재료의 물질 정보를 분석하는 장비와 적용 대상이 다르다고 밝혔다. 도자기와 옥, 금속, 목재, 서화 등은 재료별 물리·화학적 특성과 보존 환경이 달라 별도 검사 표준과 참조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업체 측은 "QRS에 문화유물 연대 판별에 필요한 참조 데이터와 검사 표준이 없어 불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이미 판매된 QRS(장비)를 회수해 교체 및 업그레이드 처리했으며, 기존 장비는 폐기했다”고 밝혔다.

다시 설명하면, QRS는 본래 미세한 공명 신호를 감지해 인체 조직과 세포의 생체 신호를 살피는 용도로 개발됐기 때문에 도자기와 금속, 목재, 서화 등 문화유물과 예술품의 제작 연도 판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장비 교체 및 업그레이드, 폐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중국 유통사 측 설명의 골자다.

관련 공지 이후 국내에서 QRS를 활용해온 감정기관의 장비 적용 범위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본지 취재 결과 대전 소재 A 감정기관은 고미술품 감정 과정에서 QRS 계열 장비를 활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기관은 관련 장비가 초창기 모델과는 다른 개량 장비이며, 주 감정이 아닌 보조 검측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A기관 관계자는 “QRS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현미경과 성분 분석기, 광반응기 등 여러 장비와 절차를 복합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QRS는 마지막 단계에서 연대를 확인하는 보조 수단”이라고 밝혔다. 감정서가 20페이지 정도 중에 한 페이지 정도가 장비를 활용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양자공명검출기(QRS·Quantum Resonance System) 기기. 사진=베이징톈젠양자기술유한공사(北京天鑒量子科技有限公司) 공식 홈페이지
양자공명검출기(QRS·Quantum Resonance System) 기기. 사진=베이징톈젠양자기술유한공사(北京天鑒量子科技有限公司) 공식 홈페이지

 

◇‘감정 결과 불투명 초래’ vs ‘전처리 부실 여부 등 탓”

쟁점은 중국 업체의 공식 입장과 A기관의 장비 해석이 엇갈리는 지점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기회에 기존 QRS 감정 결과 등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미술품 소장가들 사이에서 결과값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전했다.

이어 “감정 결과가 거래 과정에서 활용됐다면 가짜가 진품처럼 유통될 수도 있고, 반대로 진품의 가치가 낮게 평가될 수도 있다”며 “유물은 연대에 따라 수억원에서 수십 억원까지 가격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기존 QRS 감정 결과는 다른 과학 감정 방식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A기관은 중국 업체 공지가 자사 보유 장비에 적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기관 측 관계자는 “관련해서 리콜이나 폐기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중국 회사 홈페이지에는 우리 기관이 대외협력업체로 등재돼 있는 만큼 장비에 문제가 있었다면 연락이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칭 QRS가 맞지만, QRS라는 이름만으로 모두 같은 장비라고 볼 수는 없다”며 “자동차도 이름은 같아도 연식과 모델이 계속 바뀌는 것과 같이 처음 일본에서 만들어진 의료용 장비 계열이 있고, 이후 중국에서 개량된 버전도 있다. 우리 장비는 초기 버전이 아니라 2022년 개량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QRS가 인체용 장비에서 출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일본에서 의료용으로 개발된 장비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중국에서 여러 시험 과정을 거치며 골동품 연대 검측에 활용 가능한 코드가 발견됐고, 이후 관련 기능을 특화해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과값의 일관성 문제도 쟁점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동일 유물을 여러 차례 감정했을 때 연대 값이 다르게 나왔다는 사례가 있었다며 재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A기관은 측정 전 측정 부위에 흙이나 먼지, 모래 등 이물질이 남는 등 전처리 여부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자공명검출기(QRS·Quantum Resonance System) 기기 리콜 사안과 관련해 공지 내용. 사진=베이징톈젠양자기술유한공사(北京天鑒量子科技有限公司) 공식 홈페이지
양자공명검출기(QRS·Quantum Resonance System) 기기 리콜 사안과 관련해 공지 내용. 사진=베이징톈젠양자기술유한공사(北京天鑒量子科技有限公司) 공식 홈페이지

 

◇정상 반입 ‘문제 無’… 커지는 의혹에 고미술품계 ‘비상’ 

장비 도입 절차는 어땠을까. A기관은 개인이 임의로 반입한 장비가 아니고, 은행 송금과 계약서 등 통상적인 정식 수입 구매 절차를 거쳐 들여왔다는 설명이다. 전자 장비의 경우 통관 과정에서 안전 검사 절차를 거치는 만큼, 반입 단계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국내 도입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리콜 장비 진위 여부는 중국 업체와 국내 수입 기관 사이의 확인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고미술품의 가치와 가격을 결정하는 연대 측정 자체에 대한 불신의 풍토다. 중국 업체 공지와 QRS의 인체용 장비 성격 근거로 기존 작품 감정 결과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중국 업체 리콜 제품이 초창기 장비를 대상으로 한 내용이므로 2022년 개량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데다 감정 과정에서도 보조 검측 자료로만 활용됐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는 A기관 측의 해명이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고미술품 연대 측정 자체에 대한 업계의 불신은 좀처럼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익명의 고미술품계 전문가는 “고미술품 시장에서 제작 연도와 진위 판단은 가격과 거래 신뢰, 자산 평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적인 요소”라며 “고미술품의 자산가치를 결정 짓는 바로미터이기도 한 과학적 연대 측정에 대한 불신이 자칫 고미술품 업계 전반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마음 졸이고 있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이어 “A기관이 최근 수년 새 상당수의 연대 감정 측정을 실시해 온 만큼 적지 않은 파장이 우려된다”며 “중국 유통 업체가 공지한 적용 장비의 대상과 범위를 비롯해 A기관 보유 장비의 검증 자료, 감정서의 실제 거래 활용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베이징톈젠양자기술유한공사 측에 A기관 보유 장비의 공지 대상 해당 여부와 2022년 개량 버전의 회수·교체·폐기 대상 포함 여부 등을 메일 서면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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