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으로까지 번진 범여권 갈등... 결국은 권력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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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재단으로까지 번진 범여권 갈등... 결국은 권력다툼?

위키트리 2026-06-15 17:0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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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5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범여권 내부의 노선 갈등이 노무현재단으로까지 번졌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상임고문직 해촉을 요청했다.

유 전 이사장은 15일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재단에 상임고문 해촉을 요청했다. 알릴레오북스도 이달 말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제가 할 비평 활동 때문에 노무현재단이 혹시 겪게 될지도 모를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며 "다시 만나는 날까지 재단을 잘 지켜달라. 사랑한다"고 적었다. 재단은 이날 유 전 이사장의 상임고문직을 해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재단이 설립 취지와 달리 유 전 이사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 의원은 "노무현재단 운영 유튜브 채널 동영상 전체 개수의 68%에 유 전 이사장이 등장하고, 시간으로 따지면 전체 76%가 유 전 이사장과 관련한 사람들이 등장한다"며 "재단이 실질적으로 누구를 홍보한다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채널에 올라온 영상 2000여 개 가운데 노 전 대통령 관련 콘텐츠는 일반 영상 220개와 쇼츠 140개를 합쳐 360개에 불과하다고 했다.

곽 의원은 "제과점이 과자와 빵을 팔지 않고 빵 회사 사장 이야기만 하면 빵 회사 사장 홍보 업체"라며 재단이 본연의 역할 대신 퇴임한 이사장을 홍보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4월 재단이 유 전 이사장 출판기념회를 생중계한 사례를 거론하며 "노무현재단이 유 전 이사장에게 감사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구독자 100만 명을 넘긴 채널의 수익 처리 방식에 대해서도 "그 수익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저는 잘 모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곽 의원은 자신이 변호사 시절 노 전 대통령 관련 법적 대응을 맡으면서도 대가를 받지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 혐오물 대응에 재단이 소극적이었다는 점도 함께 거론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상징성 때문에 친노(친노무현)나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정체성을 짙게 지녔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의 정치 행보는 이런 틀에 갇히지 않는다. 당내에서는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 사례가 2024년 검사 탄핵소추안 표결이다. 곽 의원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검사 4명의 탄핵안 가운데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에 대해 탄핵 사유가 충분치 않다며 기권표를 던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5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곽 의원이 친노의 상징성을 지녔으면서도 기존 친노·친문 진영과 결이 다르다는 점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층 분명해졌다. 곽 의원은 평택을 재선거에 나선 김용남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곽 의원은 부인 노정연 씨와 함께 지난달 15일 김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는 원칙과 소신의 정치였다"며 "특권과 반칙에 맞서는 정치가 지금 더욱 필요한 시대"라고 격려했다. 노 씨도 "민주당이 평택을에서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김 후보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평택을에서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친노 진영의 지지를 바탕으로 김 후보와 맞붙고 있었다. 핵심 친문으로 분류되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조 전 대표를 공개 지지했다.

여권 내부 갈등의 배경에는 노선 충돌이 자리하고 있다. 한 축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대표, 방송인 김어준 씨, 정청래 민주당 대표, 유 전 이사장을 한 글자씩 묶은 '문조털래유'로 통칭되는 옛 친문 세력이 있다. 유 전 이사장의 정치적 정체성은 단순한 친문으로 규정하기 어렵지만, 이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은 이들을 하나의 정치적 그룹으로 묶어 바라본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보다 더 진보적인 노선을 지향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갈등 한복판에는 유 전 이사장의 'ABC론'이 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3월 18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여권과 이 대통령 지지층을 가치 중심의 A그룹, 이익 중심의 B그룹, 두 그룹의 교집합인 C그룹으로 나눠 설명했다. 그는 A그룹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좋아하면서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핵심 지지층으로 규정한 반면 B그룹에 대해서는 "친명이라고 내세우지만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ABC론에서 시작된 균열은 평택을 재선거에서 정면충돌로 이어졌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달 21일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원래 민주당 사람인 조국이 민주당 후보(김용남)와 싸우고 있다"며 김용남 후보를 "저쪽 당에서 온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조국 후보가 당선되는 게 좀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친명계는 이를 사실상의 해당 행위로 받아들였다. 결국 평택을에서는 민주당계 표가 분산됐고, 조 전 대표는 3위에 그치면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의석을 내줬다.

이재명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5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언급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집 안에 들어온 사람에게 '원래 우리 색깔은 이거야' '너 언제든지 나가서 배신할 거지'라고 하며 모욕하면 되겠나"라며 "그럴 때마다 다 떨어져 나가고 소수만 남는다. 그건 강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용남 후보를 겨냥한 ABC론을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갈등은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격화하는 양상이다.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만큼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와 친명계의 신경전도 거세다. 친명계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이 차기 당권에 가장 근접한 인사로 거론된다. 김어준 씨는 지난 1일 방송에서 "친명, 반명은 보수가 만들어낸 프레임이고 진짜는 친정청래냐, 친김민석이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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