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개최국 멕시코의 거센 '홈 텃세'와 직면하게 됐다. 1차전 당시 한국을 응원했던 멕시코 현지 팬들은 이제 완벽한 적군으로 돌변해 일방적인 응원을 퍼부을 준비를 마쳤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갖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는 전·후반 중간 각각 3분간 수분을 보충하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도입됐다. / 뉴스1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9일(한국시간) 오전 10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격돌한다. 이번 맞대결은 조별리그 한 경기를 넘어 사실상 A조 1위 결정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두 팀의 분위기는 최상이다. 한국과 멕시코는 나란히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확보했다. 개최국 멕시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완파하며 첫 단추를 잘 끼웠고 한국 역시 까다로운 상대인 체코를 2-1로 제압하며 조 2위에 올랐다. 현재 골득실에서 앞선 멕시코가 1위, 한국이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2차전에서 승리하는 팀은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특히 한국이 멕시코를 꺾을 경우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하고 멕시코가 체코를 이겨 두 팀이 동률이 되더라도 승자승 원칙(상대전적)에 따라 한국이 조 1위를 사수할 수 있다. 조 1위 통과 여부가 걸린 만큼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다.
경기를 나흘 앞둔 시점에서 현지 분위기는 이미 용광로처럼 끓어오르고 있다. 멕시코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조별리그 2차전 티켓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사실상 만원 관중이 예고된 상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시내 FIFA 팬 페스티벌 광장에서 시민들이 경기를 관람하던 중 환호하며 관중을 헹가래 치고 있다. FIFA 팬 페스티벌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함께 즐기고 다양한 문화·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월드컵 공식 팬 공간이다. / 뉴스1
글로벌 스포츠 매체 '마르카' 멕시코판은 15일 보도를 통해 현지의 뜨거운 티켓 전쟁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매체는 "이번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하면서 팬들은 경기장 매표소가 폐쇄된 이후에도 FIFA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티켓 잔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이미 공식 티켓이 전량 매진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마르카는 "FIFA 공식 웹사이트는 현재 대기열 기능조차 제공하지 않아 팬들이 재판매(리셀) 사이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현재 리셀 사이트에 남은 티켓은 겨우 200여 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티켓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폭등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재판매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티켓 가격은 최소 2만 2000페소에서 최고 9만 8000페소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한 장당 약 193~862만 원이 넘는 거액이다. 토너먼트도 아닌, 조별리그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광풍이다.
이처럼 뜨거운 열기는 홍명보호에게 커다란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장을 가득 채울 만원 관중의 절대다수가 일방적으로 멕시코를 응원하는 홈 팬들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황인범의 동점골에 환호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체코를 상대로 2-1로 승리했다. / 뉴스1
체코전 당시에는 관중석 상당수가 비어 있었던 데다, 경기장을 찾은 일부 멕시코 현지 팬들까지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며 "코리아"를 외치며 응원에 힘을 보태줬지만 2차전에서는 그동안 아군 같았던 멕시코 관중들이 순식간에 적군으로 돌변해 한국 선수들을 향해 거센 야유와 압박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표팀이 거친 홈 관중의 텃세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포커페이스'와 '냉정함'이다. 개최국 홈 경기 특성상 심판 판정이나 작은 몸싸움, 세트피스 상황 하나하나마다 관중석에서 귀가 찢어질 듯한 함성과 야유가 터져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흔들리거나 흥분하게 되면 경기 흐름을 통째로 내줄 위험이 크다.
태극전사들이 거대한 압박감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한 채 준비한 전술과 플레이를 차분하게 이어갈 수 있을지, 홍명보호의 진짜 시험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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