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올해 세 번째 당구월드컵인 '앙카라 세계3쿠션당구월드컵'이 '대세' 조명우(서울시청)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준우승을 차지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보여준 패자의 품격이 당구 팬들 사이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야스퍼스는 경기 초반 엄청난 기세를 뿜어냈다. 8이닝까지 6점, 5점, 4점 등 연속 중장타를 성공시키며 21:8로 조명우를 압도했다. 하지만 후공인 조명우가 곧바로 8이닝에 하이런 20점을 몰아치며 28:21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조명우의 연속 장타가 터지면서 한때 점수는 41:28까지 벌어졌다. 조명우가 우승 향해 한발 빠르게 다가서는 듯 보였다.
그러나 '살아있는 전설' 야스퍼스의 저력은 무서웠다. 막판까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야스퍼스는 48:45까지 점수 차를 좁혔고, 매치 포인트를 남겨둔 조명우의 큐를 꽁꽁 묶은 채 끝내 49:49 동점을 만들었다. 피를 말리는 1점 차 승부로 조명우를 압박했다.
마지막 순간, 승리의 여신은 조명우를 향해 웃었다. 야스퍼스의 21이닝 공격이 무위에 그치자, 조명우는 비껴치기로 남은 1점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극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조명우의 마지막 득점 콜이 선언되는 순간, 야스퍼스는 단 1점 차 패배의 쓰라린 아쉬움을 뒤로하고 먼저 조명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어린 챔피언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앞서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의 준결승에서도 43:49로 뒤지다 끝내기 하이런 7점으로 50:49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던 야스퍼스였다. 역전의 짜릿함을 맛본 직후였기에 결승전에서의 1점 차 역전패는 그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야스퍼스는 2025년 5월 '호찌민 월드컵' 이후 약 1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았다. 그간 세계랭킹이 11위까지 하락하며 부진 논란에 시달렸던 만큼,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한 간절함도 남달랐다.
조명우에게 축하를 건넨 뒤 자리로 돌아온 야스퍼스는 큐를 정리한 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결승전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비록 우승 트로피는 놓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명승부와 경기 후 보여준 거장의 품격은 우승자 조명우의 우승만큼이나 눈부시게 빛났다.
한편, 조명우와 야스퍼스의 결승전은 SOOP의 당구 페이지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사진=SOO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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