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이어 차세대 전력 안정화 부품인 실리콘 커패시터(Si-Cap)까지 양산 체계를 구축하면서 AI 반도체용 토탈 솔루션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AI 서버와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력 효율과 신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부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기존 서버용 칩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사용하고 순간적인 전력 변동도 크기 때문에 칩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실리콘 캡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실리콘 캡은 실리콘 웨이퍼 기반 공정을 활용해 제작되는 초소형 커패시터로 고성능 CPU와 GPU 주변에서 전력 공급 안정화와 노이즈 제거 역할을 담당한다.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평가받는다.
▲ AI 반도체 핵심부품 ‘3각 체제’ 구축
이번 실리콘 캡 양산은 삼성전기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삼성전기는 이미 글로벌 시장 상위권 경쟁력을 갖춘 MLCC 사업과 AI 반도체용 고부가 패키지 기판인 FC-BGA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실리콘 캡까지 추가하면서 AI 반도체에 필요한 핵심 수동부품과 기판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고성능 AI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는 수백~수천 개의 MLCC와 실리콘 캡이 함께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FC-BGA 위에 MLCC와 실리콘 캡을 통합 적용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망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업 구조가 일본 업체들과 비교해 삼성전기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판과 커패시터를 별도 업체에서 공급받아야 하지만 삼성전기는 주요 부품을 한 번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 AI 인프라 확대 수혜 본격화
시장 전망도 밝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확산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실리콘 캡 시장이 향후 수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AI 반도체의 전력 밀도가 높아질수록 실리콘 캡 채택 비중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기존 D램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반도체 공정 기술을 실리콘 캡 제조에 적용해 고용량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자체 검사 설비를 구축해 개별 부품 단위의 품질 검증 체계를 마련하는 등 신뢰성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대규모 실리콘 캡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양산 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시장 성장과 함께 실리콘 캡이 FC-BGA, MLCC와 더불어 삼성전기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경쟁이 결국 전력 효율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기판과 MLCC, 실리콘 캡을 모두 확보하면서 AI 반도체 공급망 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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