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무력시위 감소…"국제적 고립 통해 국내 지지율 낮추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이 2028년 차기 대만 대선에서 독립 성향인 라이칭더 현 총통의 낙선을 원하고 있으며, 최근 군사적 무력시위 대신 외교적 고립 강화로 대만 압박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대만 측 집계를 인용해 올해 1∼5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중국 군용기가 하루 평균 5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어 3월에는 7일 연속으로 대만 주변에 전투기를 출격시키지 않았으며, 이는 태풍 시기를 제외하면 최장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말 하루 최대 153대를 출격시킨 것과 대비된다.
중국은 또 올해 들어 아직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지 않았으며, 대신 지난주에는 사상 최초로 대만 동부 해역에 해양조사선 등을 보내 측량·순시 활동을 하며 주권을 주장했다.
중국은 이와 동시에 국제 무대에서 라이 총통의 입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지난 4월 22일 아프리카 내 유일한 수교국 에스와티니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아프리카 세이셸·모리셔스·마다가스카르 등이 중국의 개입으로 비행 허가를 취소하면서 하루 전 일정이 무산된 바 있다.
독일·체코 등도 영공 통과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후 라이 총통은 지난달 2일 재도전 끝에 에스와티니에 도착했다.
대만과 접촉하는 외신 및 외국 인사들에 대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은 대만 총통 인터뷰 및 대만을 '국가'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 지난 2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베이징 특파원을 추방했고, 최근 대만을 방문한 뉴질랜드 의원 4명에 대해서는 중국 입국을 금지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측이 라이 총통과 인터뷰한 유럽과 일본 매체도 '징계'했다면서, AFP통신이 지난 2월 라이 총통을 인터뷰한 뒤 중국 측이 AFP에 불만을 표했고 주요 정치·외교 행사 취재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신규 취재진 비자도 발급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25년 5월 라이 총통을 인터뷰한 뒤 중국 당국이 '협박'했고, 장기 취재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제레미 찬은 이런 변화에 대해 "중국은 기존 '회색지대' 압박 전술이 중국의 국제적 명성에 해를 끼치거나 대만에 대한 국제적 지지세를 만든다고 결론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이 진짜 원하는 것은 라이 총통이 2028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지는 것"이라면서 "그 사이에 중국은 그를 국제적으로 고립시켜 국내 지지율을 떨어뜨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대만 총통은 임기 4년에 중임제이며, 직전 대선은 2024년 1월 13일 치러진 바 있다. 민진당은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3연속 집권에 성공한 상태다.
중국의 변화는 대만 야당에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과도 연결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정리원 주석을 중국으로 초청, 10년 만에 '국공 영수 회담'을 하며 야권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중국 싱크탱크 중국·세계화 센터(CCG)의 왕쯔천은 정 주석이 '기회가 되면' 시 주석을 대만에 초청하고 싶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대만에 발을 들이는 첫 중국 지도자가 되는 것은 상당히 상징적인 승리가 될 것"이라고 봤다.
중국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미국과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에서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협상 관점으로 접근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대만 문제를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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