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카카오-이재명의 네이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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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카카오-이재명의 네이버 비교

일요시사 2026-06-15 10:55: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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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특정 기업이 정권 내내 존재감을 발휘하는 일은 왕왕 있었다. 이재명정부에서 ‘픽’ 된 기업은 네이버로 보인다. 내각, 청와대 요직을 맡은 데 이어 국무총리도 배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했다.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 가운데 한 후보자의 발탁 가능성이 가장 낮았던 터라 정가에서는 ‘깜짝 카드’ 라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동시에 ‘네이버 대표 출신’이라는 한 후보자의 배경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요직에 쏙쏙

한 후보자는 2017년 여성 최초로 네이버 대표이사로 선임돼 2022년까지 5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검색과 광고 중심이던 네이버의 사업 영역을 커머스와 콘텐츠, 글로벌 서비스 등으로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성 임원이 적은 국내 포털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재명정부에서 네이버 출신이 요직을 꿰찬 것은 한 후보자가 처음이 아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NHN 네이버본부 기획실장, NHN 네이버부문장, NHN 국내 담당 총괄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최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갔다가 낙선한 하정우 전 대통령실 미래기획수석도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을 역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네이버 출신 인사를 여럿 중용하는 것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정치색이나 출신 지역을 떠나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는 이 대통령의 ‘실용 인사’의 연장선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 대통령이 ‘일 잘하는 정부’를 지향하는 만큼 기업가 출신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 요직에 특정 기업 출신이 몰린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에서 ‘밀월 관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날개를 달았던 카카오를 떠올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네이버가 이 대통령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사법 리스크’와 연관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은 2023년 3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당 대표였던 시기 제3자 뇌물죄 혐의로 기소됐다. 이른바 성남FC 후원금 의혹이다. 이 대통령은 4개 기업의 인허가 청탁을 들어주면서 성남FC에 133억5000만원을 내게 한 혐의를 받았다.

네이버는 문제의 4개 기업 중 한 곳이다. 2015년경 네이버는 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약 40억원을 지급했다. 성남시는 네이버 분당 사옥의 건축 인허가와 용적률 상향 등의 편의를 제공했다. 이 두 가지가 ‘뇌물’이라는 고리로 얽혀 있다는 게 의혹의 내용이다. 이 대통령이 당시 성남시장이었기에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네이버가 성남FC에 직접 돈을 지급하지 않고 ‘희망살림’이라는 사단법인을 통해 우회로 전달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40억원을 지급한 뒤, 희망살림이 성남FC에 39억원을 광고비 명목으로 줬다. 당시 성남시와 성남FC, 희망살림, 네이버 등이 협약을 맺은 협약식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최초 고발 이후 이 대통령 기소까지 무려 4년9개월이나 걸렸다. 또 기소 후 재판이 진행되다가 이 대통령 당선 이후 ‘헌법 제84조(불소추특권)’에 따라 모든 사법 절차가 멈춘 상태다.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 특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임기 이후 재판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어떤 결론이든 나올 때까지 10년 가까이 걸리는 셈이다.

2018년 6월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바른미래당 등은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뇌물 혐의로 고발했다. 이 고발 건은 경찰 선에서만 무려 3년을 묵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2021년 6월경에야 이 대통령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그나마도 서면 조사만으로 갈음했다. 결론은 무혐의 처분이었다.

중기부 장관·문체부 장관·AI수석
한동훈 “과거 사안에 대한 보은?”

고발인이 경찰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당시 성남지청장이었던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수사 무마 의혹이 불거지는 등 잡음이 발생했다. 결국 경기남부청은 이 대통령과 두산건설 사이에 제3자 뇌물죄가 성립된다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성남FC 의혹 관련 첫 기소였다.

이후 네이버 등 다른 기업도 강제수사 대상에 올랐다. 2023년 3월 검찰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김진희 전 네이버 I&S 대표이사, 이재경 전 두산건설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상헌 전 대표는 네이버가 성남FC 등과 협약을 맺을 때 네이버 대표를 지냈다. 협약서에도 그의 이름이 기재돼있다. 김 전 I&S 대표는 협약식에 직접 참석한 인물로 협약서에 대신 서명했다.

공교로운 점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한 후보자의 청문회 때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한 후보자가 네이버가 성남FC에 후원금을 집행할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는지 등이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정치권 일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구갑에 출마해 당선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한 의원은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 대통령이 ‘이재명을 위한 성남FC 뇌물 공여자’인 네이버의 대표 출신을 국무총리로 임명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 뇌물 사건 공여자인 쌍방울’의 대표 출신을 국무총리로 임명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네이버의 뇌물 공여에 대해 보은하는 것인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 의원의 문제 제기는 정쟁으로 번질 기세다. 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응특위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의원의 주장은 일말의 개연성도 없는 명백한 허구”라며 “현직 대통령을 뇌물 수수자로, 국무총리 후보자를 뇌물 공여자로 낙인찍은 명백한 허위 사실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틀린 거짓”이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성남FC의 광고 홍보 계약 기간 당시 네이버의 대표이사는 김상헌 대표였고 해당 사건으로 기소된 당사자 역시 김 대표였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그 이후인 2017년 후반기에 대표로 취임했고 성남FC 후원금 의혹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게 골자다.

기업가라서?

민주당의 비판에 한 후보자는 “세금 받고 일하면서 부끄러운 줄 아시라. 민주당이 이 대통령 사건 뇌물 공여 기업 네이버 임원 출신을 국무총리로 지명한 걸 제가 비판한 것에 대해 원색적으로 저를 비난하고 나섰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그 많은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이재명 공소 취소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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