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가 축적된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복제약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혁신 신약과 바이오 기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디지털 헬스케어 등 고부가가치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수출과 해외 임상 확대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과도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의 신시장 개척 전략과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주]
동국제약은 부단한 연구개발(R&D)로 전문의약품 비중을 높이고 글로벌 수준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잇몸질환치료제 '인사돌'과 상처치료제 '마데카솔' 등의 일반의약품(OTC)으로 널리 알려진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래 신약 산업을 향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AI·펩타이드·면역항암 등 혁신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량 신약과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을 실제 매출로 연결하려는 노력도 경주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분야의 개량신약 '유레스코정' 개발을 진행하며 전문의약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유레스코정은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성분을 복합한 개량신약으로 지난해 2월 식약처로부터 중등도~중증의 양성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최근에는 국내 첫 치매치료복합제 개량신약인 '디엠듀오정'(도네페질염산염·메만틴염산염) 제네릭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디엠듀오정은 하루 한 번 복용으로 두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복약편의성을 높였다. 지난해 6월 식약처로부터 치매복합제 DKF-462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승인받았다.
AI 신약개발 기업과 협력해 R&D 방식을 고도화하고 있다.
2024년 2월 온코빅스와 천연물 기반 개량신약 테카(TECA) 연구와 AI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탐색 등을 시도 중이다. 천연물 연구는 동국제약의 강점으로 꼽히는데, 이를 AI 기반 후보물질 발굴과 결합하는 전략이다.
AI 신약개발 전문기업 아론티어와 함께 첨단의약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며 샤페론과 피부면역·염증질환용 파이프라인 공동연구에도 착수했다. 앞서 2022년에는 위스콘신대와 펩타이드 기반 면역항암제 'DKF-DC101'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플랫폼 기술을 항암 파이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R&D의 성과물을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연결하면서 실제 매출 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회사가 보유한 제제·약물전달시스템(DDS)·천연물·합성기술을 토대로 개량신약과 제네릭, 의료기기, 헬스케어 소재를 실제 제품화하고 있다.
특히 동국제약 R&D의 핵심인 제제 기술과 DDS를 통해 천연물 추출기술은 일반의약품·헬스케어 브랜드에, 합성·입체화학기술은 전문의약품·조영제 제품군에 활용하고 있다.
동국제약의 R&D 주안점이 대형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기존 기술 기반의 제품 경쟁력 강화 집중에 놓여있는 것이다. 기존 성분과 제형을 바탕으로 복약 편의성과 지속성, 안전성, 사용성을 높이고 이를 전문의약품과 의료기기, 헬스케어 제품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동국제약 DK의약연구소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하는 추세다. 국내외 연구기관 및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규 플랫폼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동국제약의 R&D 비용은 2023년 293억원, 2024년 314억원, 2025년 292억원으로 300억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매출 대비 R&D 비율은 2023년 4.7%, 2024년 4.6%, 2025년 3.8%를 기록했다.
한편 동국제약은 1990년대부터 제제기술과 DDS를 기반으로 R&D 역량을 축적해왔다.
동국제약 중앙연구소는 장기지속형 제형과 서방출 기술을 기반으로 △미노클린 첩부제 △포폴 △로렐린 데포 △히야론 퍼스트주 △벨라스트 필러 등 개량신약과 의료기기를 개발해 왔다.
특히 장기서방출성 제제 기술은 정부로부터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로 지정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10년 이래로는 천연물과 개량신약 중심의 전략을 취했다. 동국제약의 강점에 집중함으로써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대형 제약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2020년대 이후에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면서 단순 OTC 기업에서 벗어나 전문의약품과 신약 영역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당뇨병과 비만, 치매, 골다공증, 항암제, 전립선비대증 등 질환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가운데, 천연물 추출기술과 고순도 정제기술, 생분해성 고분자 제제기술, 난용성 의약품 제형기술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약은 탄탄한 일반의약품 시장의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개량신약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에스테틱·의료기기 사업의 성장과 천연물 연구 노하우까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며 "향후 AI 기반 신약 개발과 전립선비대증, 대사질환 분야의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중장기 성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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