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세금 어디에 쓰나…'성장 투자 VS 재정 원칙'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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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세금 어디에 쓰나…'성장 투자 VS 재정 원칙' 딜레마

아주경제 2026-06-15 08:35: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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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과 한국형 국부펀드 등을 통한 성장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국가채무 감축과 지방재정 확충 등 기존 재정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발생하는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가칭)'이나 '한국형 국부펀드'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과정에서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를 당초 본예산 기준 390조2000억원에서 415조4000억원으로 25조2000억원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 개선과 증시 활황 등에 힘입어 추경에 반영된 전망치보다도 최대 15조원 이상의 추가적인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팎에서는 늘어난 세수를 AI·반도체·첨단 제조업 등 미래 성장동력 육성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또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구상에 따라 미래대응기금과 한국형 국부펀드 조성 방안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미래대응기금은 정부가 직접 재원을 배분하는 방식인 반면 국부펀드는 전문 투자기구를 통해 장기 투자에 나서는 구조다.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AI와 반도체,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는 상당 부분 겹친다.

다만 초과세수를 둘러싼 재정 운용 원칙과 성장 투자 필요성이 충돌하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현행 재정 체계에서는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히면 국가채무를 줄이거나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가로 이어진다. 반면 이를 별도 기금이나 국부펀드 재원으로 활용할 경우 성장 투자 여력은 확대되지만 기존 재정 배분 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

특히 미래대응기금과 국부펀드가 동시에 추진될 경우 정책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사한 사업에 여러 재원이 중복 투입되거나 투자 대상 선정 과정이 겹칠 가능성이 있어서다. 두 제도가 각각 별도의 의사결정 체계를 갖게 되면 사업 선정 기준과 성과 평가 방식이 달라져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

초과세수의 성격 자체를 둘러싼 논란도 존재한다. 초과세수는 경기 상황과 기업 실적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일회성 재원 성격이 강한 반면 기금이나 펀드는 장기간 운용을 전제로 한다. 일시적으로 늘어난 세수를 기반으로 새로운 투자기구를 확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국가재정법상 초과세수의 상당 부분은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으로 배분되는데 규모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어떤 형태의 기구를 만드느냐보다 초과세수를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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