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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발표된 초기작 ‘분향’(焚香)부터 신작 ‘령’(靈)까지 50여 년을 아우르는 대표작 6곡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의 포문은 위촉곡 ‘피리 독주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령’이 연다. 피리 독주곡 ‘상령산’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작곡한 곡으로, 피리가 관현악을 선도하며 음악 전체를 이끄는 구성이 특징이다. 해금이 협연하는 ‘가을을 위한 도드리’는 보들레르의 시 ‘가을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힘찬 여름빛과 차디찬 어둠 사이의 대비를 음악으로 담아냈다. ‘25현 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변주곡 한오백년’은 민요 ‘한오백년’의 가락을 주제로 13개의 변주를 펼쳐낸다.
‘14인의 주자와 여창을 위한 분향’은 50여 년 만에 국립국악원에서 다시 연주되는 작품이다. ‘귀’(2013)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를 바탕으로 권력자의 허위와 은폐를 풍자한 국악 음악극이다. 마지막 곡 ‘묵’(2022)은 소리와 침묵 사이의 긴장과 사유를 담아낸 25분여 분량의 대곡이다.
이건용 작곡가는 “50여 년간 발표했던 작품들을 다시 살펴보니 여러 장르를 오가면서도 나를 관통하는 하나의 정서와 힘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번 무대는 관객들이 그 ‘이건용다움’의 정체를 국악의 언어로 함께 음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택 창작악단 예술감독은 “이건용 선생님은 국악과 양악의 경계를 넘어 한국적 정서를 현시대의 음악 어법으로 풀어내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해오신 분”이라며 “우리 창작 음악의 나아갈 길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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