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세대 규모의 단지형 연립주택에 장애인 통행을 위한 경사로를 설치하지 않은 GS건설이 정부의 하자 판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법원은 국내 대형 건설사로서 법령에 위반된 설계 도면을 검토하고 바로잡았어야 할 책임이 시공사에 있다고 판단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GS건설이 “하자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이하 하자심사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GS건설은 고양시에 20개 동, 총 178세대 규모의 단지형 연립주택(도시형 생활주택)을 시공했다. 해당 단지는 2019년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을 거쳐 2021년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후 국토부 하자심사위는 2024년 해당 단지의 5개 동 주출입구에서 주차장 및 단지 외부 도로로 이동할 때 반드시 계단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에 따른 경사로 미설치를 하자로 판단했다. 현행법상 10세대 이상의 연립주택은 교통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GS건설은 이같은 정부 판단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하자심사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 과정에서 GS건설이 내세운 세 가지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선 GS건설은 문제가 된 '지상 1층 출입구'가 아닌 '지하주차장 연결 출입구'가 이 주택의 주출입구이며, 지하 쪽은 단차가 없어 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출입구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들이 주로 드나드는 문이나 통로”라며 “해당 주택은 거주시설인데 지하층에는 주차장 외에 세대가 없으므로, 교통약자의 접근성 보장이라는 입법 취지에 비춰 세대가 위치한 지상 1층 출입구를 주출입구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GS건설은 또 경사로 미설치가 설계 자체의 오류일 뿐, 시공사인 자신들에게는 하자담보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건축공사 수급인은 전문가로서 하자 없는 건축물을 완성할 의무가 있다”면서 “관련 법령에 위반된 설계 도면을 받았더라도 그 적합성을 스스로 검토해 도급인에게 의견을 제시했어야 하며, 이를 게을리해 하자가 발생했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GS건설이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 건설회사 중 하나인 만큼 이같은 의무를 수행할 책임이 더욱 무겁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GS건설은 5개 동 중 1개 동은 상주 세대가 8세대에 불과해 법적 설치 대상(10세대 이상)이 아니라는 항변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에 대해서도 “하나의 대지 안에 여러 동의 연립주택이 함께 있는 경우 전체 동을 하나의 건축물로 보고 총세대수를 기준으로 법을 적용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