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처치가 우선”…1심 ‘5억7천 배상’ 뒤집고 응급실 기관 삽관 병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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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처치가 우선”…1심 ‘5억7천 배상’ 뒤집고 응급실 기관 삽관 병원 무죄

경기일보 2026-06-15 07:38: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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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인천지방법원 전경. 경기일보DB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인천지방법원 전경. 경기일보DB

 

응급실에서 기관 삽관을 받은 뒤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환자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2부(정윤하 부장판사)는 A씨 유족이 인천 한 대학병원 법인을 상대로 낸 13억4천8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기관 삽관 전후 21분 동안 A씨의 활력 징후 기록이 없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진료기록부 작성 자체보다 환자 상태 변화에 따라 신속한 판단과 처치가 요구된다”며 “일부 시간대의 활력 징후가 연속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의료진이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응급 기관 삽관 상황에서 의료진에게 약제의 부작용 발생 기전까지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명 의무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보면 의료진에게 생명 유지에 필요한 처치보다 사전 설명 절차를 우선하도록 강제해 응급의료의 본질인 신속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A씨에게 기도 확보 조치가 필요했고, 의료진이 기관 삽관 필요성을 설명한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또 A씨 심정지는 예견하기 어려운 위험이었다고 봤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의료진이 환자의 활력 징후 등을 면밀히 관찰·기록할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병원 측의 경과 관찰 소홀 과실을 일부 인정했다. 이에 따라 병원 측에 5억7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4월 28일 오전 10시58분께 해당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는 의료진에게 “내원 1주일 전부터 하루 10차례 넘게 설사를 했고, 이틀 전부터 호흡 곤란 증상이 있었다”고 했다.

 

또 과거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고, 신장 문제로 혈액 투석을 앞둔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측은 같은 날 오전 11시20분께 A씨 의식 저하와 빈호흡 증상이 심해지자 마취유도제 등을 투약한 뒤 오전 11시31분께 기관 삽관을 이어갔다.

 

이후 4분 뒤 응급구조사가 A씨 심전도 리듬 이상을 발견해 흉부 압박을 했고, 의료진은 수액과 약물을 투여했다. 이에 A씨는 오전 11시41분께 자발순환을 회복했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반혼수 상태에 빠졌고, 이후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A씨 측은 “불필요한 기관 삽관과 약물 과다 투여, 경과 관찰 소홀 등이 뇌손상을 유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1심 판결 이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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