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발전 보급량 30% 줄이는 정부...수소경제 생태계 후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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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발전 보급량 30% 줄이는 정부...수소경제 생태계 후퇴 논란

이데일리 2026-06-15 05:3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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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정두리 기자] 정부가 올해 수소발전 보급량을 기존 대비 30% 가까이 축소하면서 국내 수소경제 육성 정책의 동력이 약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탄소 감축 효과가 불확실한 수소발전 지원을 우선 축소한다는 설명이지만, 자칫 수소환원제철과 수소차 등 현재 진행 중인 수소산업 생태계 전반을 위축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철강·운송 등 수소 없이 탄소 감축을 이뤄내기 어려운 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전기화가 쉽지 않은 분야를 선별해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수소 발전 물량 30%가까이 줄여…수소발전 ‘실효성’에 의문

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물량을 줄이기로 했다. 일반수소는 최근 3년간 매년 1300기가와트시(GWh)씩 개설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28.5% 줄어든 930기가와트시(GWh)만 입찰한다.

청정수소 입찰도 지난해 3000GWh 규모 사업을 중도 취소한 데 이어 올해는 연 500GWh 규모까지 축소했다.

기후부는 이 같은 수소발전 입찰고시 개정안을 이달 30일까지 행정예고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확정한 후 하반기 실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수소발전 물량 축소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수소발전의 탄소감축 효과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현재 연료전지발전 등에 쓰이는 일반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생산해 완전한 탈탄소 에너지원으로 보기 어렵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정부는 재생에너지·원자력 전력을 활용한 청정수소(수소 1㎏ 생산당 온실가스 배출량 4㎏CO2e 이하)로 대체한다는 구상이지만, 아직은 대량 생산 양산 기술이 상용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막연한 기대감 속 시작된 유럽 등지의 대형 수소 개발사업도 최근 속속 철회되는 중”이라며 “우리도 차라리 ‘수소 거품’을 청산하고 고온 축열 에너지저장 같은 다른 신기술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소경제 생태계 전반 위축 우려

업계에선 정부 차원의 수소발전 지원 축소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국이 내년 이후의 계획을 현재 수립 중인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확정 이후로 미루면서 불안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 12차 전기본에서 2040년까지의 전력수급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2027~2028년 입찰 규모를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전기본에서도 수소의 입지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2040년 석탄발전 완전 폐지 계획을 반영해 이미 올해 청정수소 입찰에서 석탄-암모니아(수소화합물) 혼소발전의 참여를 제외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자칫 우리나라 수소경제 생태계 전반을 위축시키리란 우려도 뒤따른다.

정부는 지난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발전 부문에서 대규모 수소 수요를 먼저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생산·운송·저장 인프라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소차 보급 확대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출발점인 발전 부문 수요가 줄어든다면 수소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시작부터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다.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수소발전 자체는 당장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국내 전체 탄소배출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철강산업은 석탄을 수소로 대체하는 수소환원제철이 가장 유력한 탈탄소 수단이다.

승용차 부문에서는 버스와 트럭 등 대형 상용차는 여전히 수소 연료의 경쟁력이 더 크다는 평가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철강처럼 전기화가 어려운 산업은 수소를 활용하지 않고선 획기적으로 탄소를 감축하기 어렵다”며 “수소 포기는 사실상 탄소중립 포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도 “단기적으론 수소 비용이 높다지만 장기적으론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이제 막 싹이 트는 단계인 만큼 선제적인 투자로 글로벌 시장 선도 기반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소환원제철 개념도. (표=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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