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알피(XRP, 구 리플)’ 가상화폐 생태계 투자심리가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감이 커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국 가상화폐 법제화 움직임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기대 등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엑스알피
블록체인 분석 업체인 샌티멘트(Santiment)에 따르면 지난 6월 둘째 주 ‘엑스알피’ 가중 투자심리(Weighted Sentiment) 지표는 2025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자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중 투자심리는 특정 가상화폐를 둘러싼 긍정·부정 게시물 비율과 전체 언급량을 종합해 투자심리를 측정하는 지표로, 시장 참여자들의 정서적 방향성과 관심도를 함께 반영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금일인 6월 15일 기준 ‘엑스알피’ 가격은 최근 1년 46.9% 하락했다. 직전 30일 동안은 22.9% 떨어졌다. 지난 2025년 7월 고점과 비교했을 때 낙폭은 약 69%에 달한다.
샌티멘트는 ‘엑스알피’ 시세 부진보다 투자자들의 관심 감소가 더 심각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수년간 이어진 규제 불확실성과 기관 채택 기대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엑스알피’ 가격 상승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설명이다. 샌티멘트 분석진은 많은 투자자들이 ‘엑스알피’ 대한 기대를 낮추거나 시장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다만, ‘엑스알피’를 둘러싼 제도권 환경은 다소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 5월 현지 가상화폐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CLARITY)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법안이 최종 제정될 경우 ‘엑스알피’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감독을 받는 디지털 상품(商品)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클래리티’ 법안은 ‘엑스알피’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 기관 자금 유입과 금융상품 확대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장기 호재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 상품으로의 분류는 낮은 증권 규제 적용 우려를 의미한다. 증권으로 분류될 경우 발행·유통 과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법적 책임이 커져 거래소 상장과 기관 투자에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엑스알피’ 리스크로 평가돼왔다.
‘엑스알피(XRP, 구 리플)’ 가상화폐 생태계 투자심리(흰색 박스 영역)가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사진=샌티멘트)
기관 자금 유입 기대도 확대되고 있다. 영국계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클라리티’ 법안 통과 시 미국 현물 ‘엑스알피’ 상장지수펀드(ETF)로 40억~80억달러(한화 약 6조 780억 원에서 12조 1,56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1월 이후 ‘엑스알피’ 현물 상장지수펀드 누적 순유입액은 약 14억 달러(약 2조 1,273억 원)로 집계된다.
가격 흐름과 생태계 성장 간 괴리는 ‘엑스알피’ 발행사인 리플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엑스알피레저(XRPL)’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엑스알피레저’에서는 결제 건수와 자동화 마켓메이커(AMM, 유동성공급자) 활동,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 규모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관 금융 실험도 확대되고 있다. 온도파이낸스(Ondo Finance), 제이피모건(J.P.Morgan), 마스터카드(Mastercard) 등의 글로벌 주요 금융사와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최근 ‘엑스알피레저’에서 리플과 토큰화국채 결제 시제품 실험을 완료했다.
한편 샌티멘트 분석진은 “’엑스알피’ 투자심리 급락이 반드시 부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다”라며 “과거 ‘엑스알피’ 주요 상승 국면을 분석한 결과 투자자 관심이 가장 낮고 부정적 여론이 극대화된 시점에서 대규모 반등이 시작된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단기적 관점에서 ‘엑스알피’ 가격의 핵심 변수는 실제 자금 유입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엑스알피’ 현물 상장지수펀드 생태계로 기관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엑스알피레저’ 기반 토큰화자산과 결제 서비스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할 경우 현재의 투자심리 침체가 반전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관점이다.
리플
‘엑스알피’는 6월 15일 오전 현재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2.97% 상승한 1,701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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