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근현 기자 | 북중미 월드컵 개막과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 업계의 이용자 락인(Lock-in)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과거 월드컵이 지상파 중심의 단순 시청률 싸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경기 중계를 고리로 멤버십 가입, 게임 참여, 커뮤니티 활성화까지 유도하며 자사 플랫폼 생태계에 이용자를 붙잡아두는 사활을 건 전쟁터가 됐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대중적인 스포츠 콘텐츠를 플랫폼 전반의 유입 장치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가장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월드컵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다. 네이버 집계 결과 지난 12일에 치러진 대한민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치지직 공식 중계 채널과 인기 스트리머의 ‘같이보기’ 방송을 합산한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무려 48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당시의 최고 기록(76만명)을 6.3배 이상 갈아치운 역대급 수치다.
특히 스타 스트리머 ‘한동숙’의 같이보기 방송에만 무려 36만명의 이용자가 몰리는 등 공식 중계 못지않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대한민국 경기 외에 브라질 대 모로코 등의 조별리그 경기에도 평균 5만여명의 접속자가 꾸준히 유지되며, 스트리머 및 다른 팬들과 소통하며 응원하는 치지직만의 커뮤니티형 시청 문화가 주류 스포츠 콘텐츠로 완전히 확장됐음을 입증했다. 네이버 측은 수백만 명의 트래픽이 집중된 상황에서도 버퍼링 없는 안정적인 인프라 기술력을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지상파 공동 중계전선이 가동된 방송가에서도 월드컵 효과가 톡톡히 확인됐다. 닐슨코리아 기준 대한민국 대 체코전의 전국 시청률은 KBS 2TV가 8.5%를 기록하며 종합편성채널인 JTBC(5.7%)를 따돌리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시청하기 어려운 평일 오전 시간대 방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흡인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현재 플랫폼 업계의 시선은 단순한 트래픽 확충을 넘어선 ‘수익화 실험’에 쏠려 있다. 네이버는 이번 월드컵 중계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 중이다. 일반 유권자나 시청자들은 한국 경기를 일반화질(480p)로만 무료 시청할 수 있으며, 전 경기를 고화질(1080p)로 보거나 풀영상 다시보기를 이용하려면 월 4900원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거나 치지직 광고 제거 상품(월 1만4300원)을 구매해야 한다. 시청 수요를 유료 가입으로 전환시킨 뒤 쇼핑과 결제 생태계로 묶어두겠다는 고도의 락인 전략이다.
이에 맞서는 SOOP(구 아프리카TV)은 중계권 없이도 간판 스트리머 ‘감스트’ 등을 앞세운 이른바 ‘입중계(화면 없이 말로 하는 해설)’로 맞불을 놓으며 팬 커뮤니티의 체류시간 방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양사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300만명대 안팎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이번 월드컵이 주도권 향방을 가를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대형 기업 간의 시너지 협업이 돋보인다. 넥슨은 네이버와 손잡고 치지직 중계 화면 내에서 축구 게임 ‘FC 온라인’ 기반의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통합해 시청 유저를 게임 접속으로 연결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활용한 ‘카톡응원전’ 방을 개설하고 실시간 이벤트를 운영하며 체류시간 확대와 광고 지면 가치 극대화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스포츠 특수는 단순히 송출에 그치지 않고 경기 전후 이용자의 행동 반경을 자사 서비스 안에서 얼마나 유기적으로 이어가게 하느냐의 고차원적인 경쟁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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