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액션 RPG 이용자 사이에는 오래된 기준선이 하나 있다. 새 게임이 원신(Genshin Impact)을 넘는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면 굳이 갈아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엔씨(NC)가 퍼블리싱하고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하는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LIMIT ZERO BREAKERS)가 11일 시작한 프롤로그 테스트는, 그 기준선을 넘어서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드러냈다.
직접 플레이한 결과, 브레이커스는 원신이 세운 문법을 부정하지 않는다. 워프 스톤으로 지역을 오가고, 약초와 보물 상자를 줍고, 무기를 강화하며 캐릭터를 키우는 흐름은 이 장르를 해 본 사람이라면 설명서 없이도 손이 가는 구조다. 처음 원신을 켰을 때의 충격 같은 첫인상은 없다. 대신 익숙한 길 위에서 자기 색을 칠하려는 시도가 곳곳에 보인다.
가장 분명한 차별점은 전투의 결이다. 원신이 원소 반응의 조합을 전면에 둔다면, 브레이커스는 회피와 패링으로 적의 자세를 무너뜨리는 브레이크, 그리고 세 캐릭터가 한꺼번에 화력을 쏟는 합동기 위브랜스에 무게를 싣는다. 보스가 스킬을 봉인하는 패턴에 들어가도 위브랜스로 리듬을 되찾을 수 있어, 패턴을 읽고 받아치는 손맛이 살아 있다. 단순 반복이 아니라 한 박자씩 끊어 들어가는 액션은 이 게임이 가장 자신 있게 내민 패다.
문제는 그 자신감이 초반 설계에서 한 번 어긋난다는 점이다. 튜토리얼을 막 끝낸 시점에 메인 스토리가 권장 레벨에 한참 못 미치는 보스 '스톤 드레이크'를 요구했다. 다른 콘텐츠로 레벨을 채울 길이 마땅치 않아, 가진 자원을 전부 쥐어짠 끝에야 겨우 통과했다. 끝내 쓰러뜨렸을 때의 성취감은 컸지만, 라이트 이용자라면 이 벽 앞에서 손을 놓기 쉽다. 진입 단계에서 "지금은 안 된다"는 신호를 반복해 받는 경험은, 익숙함으로 끌어들인 이용자를 다시 밀어내는 역효과를 낳는다.
또 하나의 물음표는 뽑기다. 90회 이후 S등급이 확정되는 구조는 손해 볼 일이 없다는 안정감을 주지만, 한 번에 터질지 모른다는 긴장감은 옅다. 확률에 기대를 거는 재미가 이 장르의 동력 중 하나라는 점을 떠올리면, 안정성과 긴장감 사이 어디에 점을 찍을지는 정식 출시 전 다시 따져 볼 대목이다. 맵이 처음부터 밝혀져 있어 미지를 더듬는 탐험의 재미가 줄어든 점, 컷신을 동영상 재생 화면처럼 구성해 의도치 않은 클릭을 부르는 점도 다듬을 여지로 남았다.
그럼에도 브레이커스가 원신 너머를 바라볼 여지는 분명하다. 빅게임스튜디오는 블랙클로버(Black Clover) 모바일로 서사를 다루는 솜씨를 증명한 팀이고, 일본 제작사 맷파(MAPPA)가 손댄 오프닝과 컷신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몰입을 만든다. 초반 챕터는 레벨 벽 없이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게 배려돼 있어, 서사에 집중하면 충분히 빠져든다. 결국 원신과의 비교에서 답을 내는 열쇠는 캐릭터의 매력과 그들이 짊어진 이야기다. 이번 테스트가 그 가능성의 한 조각을 보여줬다면, 나머지 숙제는 정식 출시 빌드가 풀어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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