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는 국, 찌개, 볶음, 육수까지 한국 요리 대부분에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마트에서 대파를 고를 때 흙이 붙은 채로 판매하는 '흙대파'와 손질·절단을 마친 '소분 대파'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소비자가 많다. 두 제품은 가격과 신선도, 편의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소비 패턴과 요리 빈도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달라진다.
파 자료사진. / Wirestock Creators-shutterstock.com
서울 용산의 한 대형 마트에서는 두 가지 형태의 대파가 같은 가격인 990원에 팔리고 있다. 그런데 양은 크게 다르다. 흙대파가 소분 대파보다 3~4배 많다.
신선도는 흙대파가 압도적
흙대파는 수확 직후 상태에 가까운 형태로 유통된다. 뿌리와 흙이 붙어 있어 수분 증발이 억제되고 조직이 무르는 속도도 느리다. 이 때문에 냉장 보관 시 신선도를 비교적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국이나 찌개처럼 대파를 자주 쓰는 가정이라면 흙대파가 경제적이다.
흙대파를 오래 쓰려면 보관 전 손질이 필수다. 먼저 뿌리를 잘라내고 마른 겉껍질과 손상 부위를 제거한 뒤, 흐르는 물에 가볍게 문질러 흙을 씻어낸다. 이때 물에 오래 담가두면 조직이 수분을 과흡수해 오히려 빨리 무른다. 세척 후에는 키친타월이나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고 5~10분 자연 건조시킨 뒤 보관한다.
대파 자료사진. / Vectronaut-shutterstock.com
보관 용기에도 신경 써야 한다.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담을 때 키친타월을 함께 넣어두면 내부 습기를 흡수해 물러지는 걸 막는다. 냉장고 문 쪽보다 채소 칸(야채실)이 온도와 습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신선도 관리에 유리하다. 상태가 좋은 통대파는 냉장 기준 7~10일 보관이 가능하다.
보관 기간을 더 늘리려면 밀폐용기 바닥에 굵은소금을 깔고 그 위에 대파를 올리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소금이 용기 내부의 습기를 흡수해 수분이 고이는 걸 막아주고 세균 번식 환경도 줄여준다.
일주일 이상 두고 쓸 계획이라면 냉동보관이 낫다. 단, 통째로 얼리면 조직이 단단하게 굳어 자르기 어렵고 해동 시 식감도 떨어진다. 용도별로 미리 썰어 얼리는 것이 효율적이다. 국·찌개용은 어슷 썰기, 볶음·고명용은 송송 썰기, 육수용은 토막 내 지퍼백에 납작하게 펴서 보관하면 해동 없이 바로 꺼내 쓸 수 있다. 냉동 보관 기간은 1~3개월로 길지만, 해동 후 식감이 물러지기 때문에 생채나 가니시 용도에는 적합하지 않다. 냉동 대파에 식용유를 소량 섞어 얼리면 서로 달라붙지 않아 필요한 양만 꺼내 쓰기 수월하다.
간편함이 먼저라면 소분 대파
소분 대파는 뿌리 제거부터 세척, 절단까지 마친 상태로 판매된다. 별도 손질 없이 바로 요리에 쓸 수 있어 자취생이나 1~2인 가구, 요리 준비 시간을 줄이고 싶은 소비자에게 효율적인 선택지다. 한 번에 먹을 양만 구매하기 때문에 남은 재료를 버리는 일도 줄고 냉장고 공간도 덜 차지한다.
다만 신선도 유지 면에서는 불리하다. 이미 절단된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공기와 닿는 면적이 넓고,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조직 손상이 진행된다. 절단면을 중심으로 마르거나 물러지고, 시간이 지나면 특유의 향과 식감도 옅어진다. 일반적으로 구매 후 3~5일 이내 소비하는 것이 권장된다. 손질된 대파는 냉장 기준 2~3일 이내가 적정 보관 기간이다.
가격도 흙대파보다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뿌리 제거, 세척, 절단 등 가공 과정에서 인건비와 설비 비용, 물류비가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량 단위로 나눠 판매하면서 물류 효율도 떨어지고 밀폐 포장에 들어가는 용기·비닐·라벨링 비용까지 더해져 단가가 올라간다.
영양 차이는 없지만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달라진다
흙대파와 소분 대파는 영양 성분 자체에는 차이가 없다. 다만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분 대파는 수분과 함께 영양 성분도 빠르게 감소한다. 흙대파는 상대적으로 신선도가 오래 유지돼 영양 손실도 더디게 진행된다.
대파에는 뿌리 쪽에 알리신(Allicin) 성분이 풍부하다. 알리신은 혈액순환을 돕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타민 B1의 흡수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비타민 B1이 풍부한 돼지고기, 닭고기, 달걀, 콩류와 함께 먹으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알리신은 대파를 자를 때 나는 특유의 톡 쏘는 냄새 성분인 유화아릴과 관련이 있으며, 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신경 안정과 불면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대파의 잎 부분에는 항산화·항균 효과가 있는 성분이 집중돼 있고, 흰 줄기 부분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기관지와 폐 건강을 돕는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 기준으로 대파(생것) 100g의 열량은 23kcal이며, 칼슘 24mg, 칼륨 181mg, 식이섬유 1.6g 등이 함유돼 있다.
냉장고에서 대파가 마르거나 물러지기 시작했다면 영양 손실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선할 때 빨리 쓰거나 적정 방식으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영양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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