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신고가를 향해 달리는데 우선주는 뒤처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로봇 열풍에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 등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같은 기업의 우선주는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보통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삼성전자 우선주와 보통주 간 괴리율은 5년래 최고치로 확대됐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32만2500원, 삼성전자우는 20만7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우 할인율은 35.8%에 달한다. 주주총회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 등에서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갖는 주식이다. 일반적으로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며 배당 매력과 유동성에 따라 할인율이 결정된다.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괴리는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2021년 6월 11일 기준 8.3%였던 괴리율은 2023년 6월 중순 14.2%, 2024년 17.4%, 2025년 18.5%로 꾸준히 커졌다. 올해는 35.8%까지 치솟으며 최근 5년래 최고 수준이다.
장기간 이어진 우선주 할인 현상에 더해 최근 AI 랠리 과정에서 삼성전자 보통주로 수급이 집중되면서 괴리율 확대가 더욱 가속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 달(5월 12일~6월 12일) 동안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7조1025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삼성전자우는 5056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보통주 순매수 규모가 우선주 대비 약 34배에 달한다. 투자 수요가 보통주에 집중되면서 두 종목 간 가격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 주요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거 편입돼 있어 패시브 자금 유입이 집중되는 반면 우선주는 거래 규모와 지수 편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삼성전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LG전자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은 65.1%에 달했다. 현대차우와 현대차2우B는 각각 60.2%, 60.3%, 현대차3우B는 61.6% 할인율을 기록했다. 증시 상승 국면에서 투자자 자금이 대표성과 유동성이 높은 보통주에 집중되면서 대형 우선주 전반에 걸쳐 할인 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괴리율 축소의 핵심 변수로 주주환원 정책을 꼽고 있다. 올해 잉여현금흐름(FCF) 규모와 자사주 매입·소각 여부, 보통주와 우선주 간 환원 비율 등이 주요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향후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되면 최근 역사적 고점 수준까지 벌어진 우선주 할인율을 얼마나 축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4~2026년 주주환원 계획이 올해 11월께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메모리 업황 개선으로 현금 창출 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주주환원 규모가 늘어나고 정책이 구체화되면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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