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시장을 달궜던 압구정 수주전이 마무리되면서 건설사들의 시선이 성수·여의도·목동으로 향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공사비 1조~2조원대 대형 사업장이 잇따라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가면서 수주 경쟁이 다시 달아오를 전망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최대 격전지로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 꼽힌다. 성수2·3·4지구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추진하면서 압구정에 이어 서울 핵심 정비사업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먼저 승부가 가시화된 곳은 성수4지구다. 공사비 1조3628억원 규모 사업으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당초 총회는 이달 27일 개최가 목표였지만, 입찰 제안 내용과 홍보 규정 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면서 7월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우건설은 롯데건설의 일부 제안이 입찰지침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비교표 날인을 거부했고, 성동구청과 서울시에 행정지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구청도 롯데건설이 제시한 ‘최저 이주비 20억원 보장’ 문구에 오해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최종 판단은 조합 대의원회가 맡는다.
성수2·3지구도 변수다. 성수2지구는 공사비 약 1조7846억원 규모로 시공사 선정 절차 재개가 관건이고, 성수3지구는 삼성물산 등 대형사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실제 입찰 구도는 유동적이다.
여의도에서도 한강변 재건축 수주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시범아파트와 목화아파트는 최근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시범아파트는 최고 59층, 2491가구 규모 단지로, 목화아파트는 최고 49층, 416가구 규모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예정 공사비는 각각 3.3㎡당 1150만원, 1370만원 수준이다.
여의도는 압구정·성수와 함께 서울 한강변 대표 정비사업지로 꼽힌다. 초고층 재건축 기대감과 입지 상징성이 겹치면서 주요 대형사의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범·목화 외에도 화랑 등 중소형 단지의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재건축도 하반기 시장의 또 다른 축이다. 목동신시가지는 총 14개 단지, 사업 규모 약 30조원으로 추산되는 초대형 재건축 시장이다. 6단지를 시작으로 이후 7단지와 신탁 방식으로 추진되는 단지들이 차례로 수주전의 관심권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은 목동 일대에 브랜드 라운지와 홍보 공간을 마련하거나 개관을 준비하며 조합원 접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단지별 사업 속도와 조합 여건이 달라 특정 단지 집중 전략과 장기전 전략이 병행될 전망이다.
성수·여의도·목동 외에도 용산 서빙고 신동아와 잠실 장미 1·2·3차가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권에 들어 있다. 두 사업장은 한강변 입지와 사업 규모 면에서 상징성이 커 후속 수주전의 변수로 꼽힌다.
하반기 수주전의 핵심은 선별 수주다. 대형 건설사들은 단순히 공사비 규모가 큰 사업장보다 사업성, 브랜드 효과, 조합 조건, 금융 부담을 함께 따지고 있다. 성수·여의도·목동은 입지 경쟁력이 높지만 공사비와 이주비 부담도 큰 만큼 실제 경쟁 구도는 사업장별로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압구정이 정비사업 수주전의 무게중심이었다면 하반기에는 성수와 여의도, 목동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며 “다만 공사비와 금융 부담이 커진 만큼 대형사들도 모든 사업장에 뛰어들기보다 수익성과 상징성을 함께 따지는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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