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비축 논의가 대규모 매입 구상에서 정부 보유 물량 장기 보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이 기대했던 '100만 BTC 매입' 시나리오보다 연방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장기간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14일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의회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는 비트코인 관련 법안은 ARMA(American Retirement and Monetary Advancement Act)다. 이 법안은 연방정부가 보유하거나 압수한 비트코인을 국가 준비자산 형태로 관리하고 최소 20년 동안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장 기대와 차이가 있는 부분은 신규 매입 조항이다.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이는 의무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하는 전략비축 구상보다 기존 보유 자산을 장기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비축 논의가 당초 기대와 달리 '정부 매수'가 아닌 '정부 보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공약과 현실 사이···전략비축 논의 변화
비트코인 전략비축 논의는 2024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본격화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연방정부가 직접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다.
실제 정책은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행정명령을 통해 정부가 범죄 수사와 자산 몰수 과정에서 확보한 비트코인을 전략 준비금으로 지정했다. 신규 매입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겠다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조치로 받아들였다. 비트코인 추가 매입 계획이 제외되면서 단기적으로 실망 매물이 출회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 상당수가 범죄 수사와 민사 몰수 절차를 통해 확보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전략비축 논의 역시 기존 보유 자산 활용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100만 BTC 법안 난항···ARMA가 대안 부상
미국 의회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비트코인 비축안도 추진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BITCOIN Act다. 해당 법안은 미국 정부가 5년 동안 최대 100만 BTC를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입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타이거리서치는 막대한 재정 부담과 정치권 반대가 주요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내 재정 보수주의 성향 의원들은 대규모 예산 투입에 부담을 나타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을 국가 준비자산으로 편입하는 것 자체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법안이 ARMA다.
ARMA는 신규 매입 의무를 제외했다. 대신 정부 보유 비트코인의 장기 보관과 관리 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의원까지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면서 초당적 지지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고서는 ARMA가 전략비축 구상의 후퇴가 아니라 현실적인 절충안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영향 제한적···준비자산 지위 확보가 핵심
타이거리서치는 ARMA가 통과되더라도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수요를 크게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신규 매입에 나서지 않는 만큼 시장에 직접적인 매수 압력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 보유 물량이 장기간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잠재적인 매도 압력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리서치는 단기 가격 효과보다 제도적 의미에 주목했다.
미국 연방 차원에서 비트코인이 국가 준비자산으로 인정받을 경우 향후 전략비축 확대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RMA 발의자인 닉 베기치 하원의원이 과거 비트코인 전략비축 법안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는 점도 주목했다. 법적 지위를 먼저 확보한 뒤 추가 비축 논의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타이거리서치는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비축 정책이 현재 '정부 매수'보다 '정부 보관'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대규모 매입 시나리오와 실제 입법 과정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며, 현재 의회의 선택은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것보다 국가 자산으로 장기간 보유하는 방향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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