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당하던 코스닥, '천스닥' 회복…'상승 탄력'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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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당하던 코스닥, '천스닥' 회복…'상승 탄력' 과제는

연합뉴스 2026-06-14 07:30:00 신고

다음달 1일 개설 30주년…기관 수급·시장 신뢰회복 시험대

하반기 승강제·동전주 퇴출 본격화…체질 개선 시동

"코스피 이전 발판으로 그쳐선 안돼"…성장기업 유인책도 숙제

코스피, '8천피 탈환' 8,123…'천스닥'도 회복 코스피, '8천피 탈환' 8,123…'천스닥'도 회복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59.67포인트(4.63%) 오른 8,123.62로, 코스닥지수는 32.12포인트(3.22%) 오른 1,029.05로 마감했다. 2026.6.12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한때 주요국 증시 가운데 최하위권 수익률에 머물렀던 코스닥 시장이 다시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에 올라섰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국민성장펀드, 코스닥 시장 승강제, 부실기업 퇴출 강화 등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 강세가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다만 낮은 기관투자자 비중과 시장 신뢰 회복은 코스닥의 오래된 '숙원 사업'으로 꼽힌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지난 12일 전장보다 32.12포인트(3.22%) 오른 1,029.05로 마감하며 다시 1,000선을 웃돌았다.

코스닥지수가 천스닥을 회복한 것은 지난 5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앞서 코스닥은 올해 1월 26일 1,000선을 넘어서며 2022년 1월 6일(1,003.01) 이후 약 4년 만에 '천스닥'에 재진입했다.

이후 이차전지와 바이오, 반도체 소부장주 강세에 힘입어 지난 4월 24일 1,203.84로 마감했다. 이는 '닷컴 버블' 시기인 지난 2000년 8월 4일(1,238.80) 이후 25년여 만에 종가 기준 1,200선을 넘어선 것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충격과 양국 간 협상 불안, 원화 약세,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 등이 겹치며 지수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도 급등락 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코스닥 지수는 지난 8일 911.39까지 밀리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장중에는 908.46까지 내려 9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그러다 반도체 소부장과 IT 관련 종목의 강세에 최근 지수는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하루에만 코스닥150 정보기술 지수는 8.86% 올라 모든 코스닥 관련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반도체 장비 업체가 대거 포함된 코스닥 기계·장비 업종지수 역시 8.33% 올라 뒤를 이었다.

종목별로 봐도 원익IPS[240810]와, HPSP[403870], 하이딥[365590], 세미티에스[0017J0] 등 반도체 가치사슬의 일부인 종목들이 같은 날 상한가 마감했다.

그러나 최근 반등에도 코스닥은 장기 성과 측면에서 코스피와 같은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코스닥은 2024년 연간 기준 주요국 지수 가운데 최하위권인 -21.7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 RTSI(-20.25%)와 브라질 BOVESPA(-10.36%)보다도 부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9.63%)도 주요국 증시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2월까지만 해도 코스피와 나란히 수익률 상위권 '투톱'에 올랐지만, 지난 12일 기준 연초 이후 92.77% 상승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지수는 11.19%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대만 가권지수(52.50%)와 일본 닛케이지수(31.15%)보다 수익률이 낮으며, 미국 나스닥지수(11.39%) 뒤를 잇는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코스닥의 회복 여부가 단순 지수 반등을 넘어 시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우선 코스닥 활성화 기대를 키운 핵심 정책 중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가 있다. 150조원 규모의 정책 펀드로 2030년 12월까지 첨단전략산업 투자를 목표로 하는 만큼, 코스닥 시장의 수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내일부터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 내일부터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오는 22일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은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를 선착순으로 판매한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된 '국민성장펀드'에 일반 국민도 투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상품이다. 사진은 2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로비 스크린에 관련 안내문이 나오는 모습. 2026.5.21 cityboy@yna.co.kr

하반기에는 코스닥 시장 승강제 도입 방안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승강제는 코스닥 상장사를 프리미엄·스탠다드 등 단계로 나눠 투자자 접근성과 시장 신뢰도를 높이려는 방안이다. 우량기업군을 별도 세그먼트로 묶을 경우 상장지수펀드(ETF)와 연기금 등 기관 자금 유입 기반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부실기업 퇴출 강화도 하반기 주요 변수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다음 달 1일부터 주가 1천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시행한다.

낮은 주가와 작은 시가총액으로 인해 주가 조작이나 투기적 매매 대상이 되기 쉬운 종목을 정리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다음 달 1일 개설 30주년을 맞는 코스닥이 정책 기대 장세를 넘어 기관투자자 기반 확대와 우량 성장기업 중심의 시장 재편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코스닥리서치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코스닥 상승은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장비 회사들의 상승률이 강했던 영향이 컸다"며 "코스닥 시장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와 바이오로 구성된 만큼 글로벌 반도체 장비 랠리가 국내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이 바닥을 확인하면 좋은 뉴스 한두가지만 나와도 폭발할 정도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코스닥 시장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코스닥 시장 내 승강제가 제도 개선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150은 사실상 시가총액 순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와 별도로 '프리미어리그' 같은 우량기업군이 만들어지면 ETF(상장지수펀드) 수급과 연금,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정책 기대감이나 테마성 재료에 따라 주가가 빠르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세그먼트화를 통해 코스닥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다만 코스닥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실질적 혜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기술특례 상장사인 알테오젠[196170]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것처럼 코스닥이 단순히 코스피 이전을 위한 '발판'으로만 인식되지 않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프리미어리그 기업에 예컨대 법인세 1% 감면 같은 혜택을 준다면, 기업들이 우량기업군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도 향후 상장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차세대 성장기업들이 코스닥을 선택하도록 제도적 매력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이 코스피 이전을 위한 발판으로만 인식되지 않도록 시장에 남아있을 유인 요인이 필요하다"면서도 "같은 상장사라는 점에서 코스피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코스닥 기업에 별도 혜택을 주기 쉽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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