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에어컨을 꺼내기에는 이른 시기라 선풍기를 켜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선풍기를 오래 틀다 보면 처음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이 미지근해지고 나중엔 오히려 더 덥게 느껴질 때가 있다.
선풍기를 오래 켜두면 뒤쪽 모터에서 열이 발생하고, 그 열이 바람과 뒤섞이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빈 캔, 아이스팩, 페트병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는 이 방법들의 효과를 직접 실험해 검증한 바 있다.
1. 선풍기에 알루미늄캔을 붙이면 정말 시원해질까
첫 번째 방법은 알루미늄캔을 이용하는 것이다.
마시고 남은 맥주캔이나 음료캔 2~3개를 납작하게 찌그러뜨린 뒤 테이프로 선풍기 모터 부위에 감싸듯 고정하면 된다. 준비물도 방법도 간단하다.
알루미늄은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금속이다. 선풍기 모터에서 발생한 열이 바람에 섞이기 전에 캔이 먼저 흡수해 주변 공기 중으로 분산시키는 원리다. 캔을 많이 붙일수록 열을 흡수하는 면적이 넓어져 효과가 더 좋다. 모터 과열을 막아 선풍기 수명을 늘리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다만 실험 결과 캔을 붙인 선풍기와 일반 선풍기 사이의 온도 차이는 아주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직접적인 냉각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모터 열을 줄이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2. 선풍기 뒤에 아이스팩을 걸면 정말 냉풍기가 될까
두 번째 방법은 아이스팩을 선풍기 뒤편에 고정하는 것이다.
선풍기는 뒤쪽 공기를 빨아들여 앞으로 밀어내는 원리로 작동한다. 뒤쪽에 차가운 아이스팩을 두면 선풍기가 빨아들이는 공기 자체의 온도가 낮아지고, 그 차가운 공기가 앞으로 나오면서 냉풍기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고정 방법이 마땅치 않다면 고리 달린 철제 비누걸이나 소형 철망 바구니를 선풍기 뒤쪽 망에 걸고 아이스팩을 얹으면 된다. 아이스팩이 녹으면 물이 떨어질 수 있어 수건이나 손수건으로 감싸두는 것이 좋다. 아이스팩 여러 개를 번갈아 교체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3. 선풍기 앞에 얼린 페트병을 두면 정말 온도가 내려갈까
세 번째 방법은 얼린 페트병을 선풍기 앞쪽에 두는 것이다.
페트병에 물을 채워 냉동실에서 단단하게 얼린 뒤 선풍기 앞쪽에 세워두면 된다. 세 가지 방법 중 실험에서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방법이다.
선풍기 바람이 차가운 페트병을 지나면서 온도가 낮아지고, 일반 선풍기보다 약 3.5도 내려가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방송에서 국립과천과학관 유만선 연구관은 응축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풍기가 보내는 수분을 가득 머금은 바람이 차가운 페트병을 지나면서 페트병 주위에 맺히고, 방 안 자체의 수증기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바람을 시원하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습한 실내 공기까지 개선되는 제습 효과가 나타났다.
세 가지 방법 모두 집에서 바로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다. 에어컨 없이 버텨야 하는 초여름,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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